아주 아름다운 사람들이.정혜윤 작가의 다정한 언어로 옮겨진 그들의 슬픔과 기쁨을 건네받는다.
그들이 꺼내놓은 마음에 달아오르다가도 차갑게 식는다. 나는 사랑에 실패한 사람 같아서.
나는 그들과 무엇이 다른가 이리저리 재보다 울적해진다.
창 밖으로 눈을 돌린다. 물들고 있는 가로수와 낡은 자전거, 나무로 만든 아이 키 정도 높이의 입간판, 그 보다 더 조그만 화분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듯 내리고 있는 햇빛까지. 나는 이 풍경을 사랑하는구나. 단번에 깨닫는다. 하지만 나는 사랑을 모르므로 주체가 될 수 없으므로, 이 풍경이 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말이 더 알맞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이 또한 내가 사랑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일 테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줘서 고마워.
열심히 연습해서 노련한 사람이 될게.
돈도 잘 벌고 싶고, 팔자 주름도 안 생겼으면 좋겠고, 힘도 세지고 싶고, 노래도 잘 부르고 춤도 잘 추고 싶고, 글도 잘 쓰고 싶다. 삶이 짧다 느껴질 정도로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지만 하나를 고르라면 역시 사랑을 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