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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그 Nov 15. 2021

너는 고유해, 나는 그 고유를 사랑하고

- 사랑의 방법론

퇴근길, 동네 휴대폰 가게 사장님과 꽃집 사장님이 호스로 물장난하는 걸 본다.

그 풍경이 좋아 발걸음을 늦추다 문득 궁금해진다.

저 두 사람은 언제부터 알던 사이일까, 하루 종일 서로의 옆을 지키며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만약 두 사람 중 한 명이 떠나게 되면 남은 사람은 어떤 기분이 들까.

.

.


클래식 공연장, 옆자리 관객이 찰칵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는다.

어셔들의 제지에도 그 관객은 몰래 공연을 촬영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

나는 그를 궁금해해 보기로 한다.

혹시 공연자의 가족일까?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공연장을 오지 못한 누군가에게 이곳을 전하려는 걸까?

집으로 돌아가 사진을 보면서 그는 마큼 행복할까?

.

.


우린 스치는 타인을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
우린 가까운 타인 또한 궁금해할 필요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의 귀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나는 궁금함을 연습한다.

.

.


우리는 이야기로 이루어진 존재다.
우리는 그 이야기로 인해 고유해진다.

.

.


누군가의 이야기를 궁금해한다는 건 고유함을 인식하는 일이다.

그럴 때, 당신의 세계는 필연적으로 넓어지고, 또 깊어진다.


당신이 만난 고유함들이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겠지만

당신이 아는 '고유함'이 쌓여갈수록

당신은 더 쉽게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야기를 사랑하도록 태어난 존재니까.

.

.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것이 내가 궁금함을 연습하는 이유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가?

당신은 고유하고, 나는 그 고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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