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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호 Aug 21. 2022

직장 생활 10년이 넘으면 전문가가 될까?

직장 생활 10년이 넘으면 전문가가 될까?


1. 티핑 포인트라는 책으로 유명한 말콤 글래드웰(Malcom Gladwell)은 그의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 했다. 그는 빌 게이츠, 비틀즈와 같이 성공한 사람들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과 적절한 시기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 보통 변호사나 의사처럼 자격증이나 면허증이 있으면 ‘전문가’라고 불리는데 일반 직장인의 경우에는 어떤 지식, 경험, 그리고 능력이 있어야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한 직장에서 오래 다니거나 혹은 마케팅, 영업, 물류, 재무등과 같은 회사 업무를 10년 이상 한다면, 즉 1만 시간을 투자 한다면 ‘전문가’라고 자칭할 수 있을까? 


3. 연습량과 퍼포먼스의 상관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체스 선수들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104명의 선수 중, 어떤 사람은 최상급의 기량을 갖추는 데 2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무려 26년이 걸린 선수들도 존재했으며, 심지어 평생을 연습했음에도 최상급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즉 1만 시간의 법칙을 적용함에 있어 단순히 해당 분야를 오래했다고 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4. 그럼 어떻게 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이는 고도로 신중하게 계획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즉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이를 위한 학습 환경이 필요하되, 자신의 방향성과 성과를 피드백 및 코칭 해 줄 수 있는 멘토 혹은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검토하고 개선하면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5. 그런데 직장인들은 개인의 기술 및 기예를 연마하는 - 예를 들어 운동선수, 요리사, 뮤지션 등과는 달리, 회사 조직이라는 체계 안에서 자신을 역할이 주어지기 때문에 전문가가 되는 방법이 다르다. 


6.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스페셜리스트’는 해당 분야에서 깊은 업무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산업 분야에 대한 지식과 트랜드를 이해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제너럴리스트’는 보통 한 회사에서 오랜 경력을 통해 풍부한 경험과 네트웍이 좋으며 이를 통해 업계의 넓은 인맥과 인지도를 가지고 조직 구조에서 협업을 잘 이끌어 낸다. 


7. 하지만 각자 단점이 있는데 스페셜리스트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는 해당 분야의 기술 및 요구에 따라 적응 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한데, 이를 맞추지 못하면 도태되기 쉽고 또한 회사내에 관리직으로 성장하는데 한계에 부딪히기 쉽다. 반면 제너럴리스트는 직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스스로 자립하기가 어렵고, 이직 시에는 쌓아왔던 장점 및 역량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 


8. 그럼 둘 중에 무엇이 좋은 걸까? 사실 이는 누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직장 신입 시절에는 누구나 업무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주어진 일을 맡게 되고, 어떤 직장 혹은 업무에 따라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로 자연스럽게 나눠지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을 계속 하다 보니 그 분야에서 경험이 쌓이게 되고 지식도 올라가고 네트웍도 생기게 된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을 두고 두가지 장점을 겸비하도록 노력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어떻게? 


9. 본인이 제너럴리스트 라고 생각된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가치들 중에 차별화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이를 배우고 강화해 자신만의 특화된 브랜딩 포지셔닝 해야 하고, 스페셜리스트 라고 판단된다면 자신 분야의 변화를 예민하게 인지해 전문성을 유지하고 끊임 없이 공부해야 하고, 관리직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융합형 인재로서 조직의 이해관계를 잘 파악해야 한다. 


10. 이를 위해서 본인 업무에서 꾸준한 노력을 통해 실력을 쌓아야 한다. 단순 반복 업무를 피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주어진 업무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더 나은 방법이 있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고 익숙한 업무에 안주 하다가는 정체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11. 다음으로 자신의 업무에서 전체 흐름을 잘 이해하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즉 본인이 쇠퇴하는, 하향 추세에 있는 업무를 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 해 봐야 제자리이다. 또한 회사의 전략과 방향성을 잘 이해해서 앞으로 투자 및 변화가 어디에서 일어날 지를 잘 이해하고 기회를 찾도록 해야 한다.  


12. 마지막으로 경쟁에 대한 이해이다. 세상에는 뛰어난 천재가 많지만 직장 생활에서의 경쟁은 그들과 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 비슷한 범주의 사람(동료)들과 경쟁 이기 때문에 사소한 차이로 변별력이 생긴다. 가령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논리적인 사고 방식, 준비성, 세심함, 그리고 긍정적인 태도 등으로 충분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있다. 


13. 나의 경우에는 20여년 전에 재무/회계로 업무를 시작해 디지털 & 이커머스(그 당시는 전자상거래)로 방향을 잡고 온라인/오프라인 리테일, 커머스/마케팅 그리고 국내/해외 조직 경험을 통해 리더십을 키웠다. 뒤돌아 보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배움이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는 또 다른 변화로 인해(예. 인공지능)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고 이는 반복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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