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4년 차의 T는 요즘 같은 팀의 H로 인해 은근히 기분이 나쁘다. 그 이유는 H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T가 H와 같은 팀에서 근무한지는 6개월 정도 되었다. 입사동기이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를 해오다 얼마 전부터 같이 근무를 하게 된 터라 서로가 조금은 서먹한 사이이다.
T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 실패를 하고, 조금 늦은 나이에 첫 취업에 성공하여 현재의 직장을 다니고 있다. 반면, H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현재의 직장에 입사를 하였기 때문에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T가 H보다 4살이 많다.
처음에 T는 H의 태도로 인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함께 근무를 하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꾸만 H의 태도가 거슬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얼마 전부터 맡게 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인해 두 사람은 평소의 출근시간보다 2시간 먼저 사무실에 와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H가 주기적으로 30분 ~ 1시간을 늦는다. 그로 인해 T의 업무는 가중됨에도 H는 T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없다.
아울러 H는 T에게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 처음 같은 팀에서 근무를 한 때부터 현재까지도 먼저 선뜻 인사를 하지 않는다. T가 먼저 아는 척을 하거나 인사를 하면 그때서야 삐쭉 인사를 하거나 짧게 대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T는 이런 H의 태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이 되면서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H의 성격이 좀 소극적인가 보다 생각을 하고 그냥 넘겨왔으나 자꾸만 반복되는 H의 태도가 불편하게 느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H와 자신이 입사동기이기는 하지만 H보다 자신이 4살이나 많음에도 H가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자신을 응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에 T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자신이 H의 태도로 인해 분명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앞으로 H와의 관계에서 T는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서로가 감정이 상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완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T는 H로부터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과연 만들 수 있을까?
T는 우선 자신의 태도를 정해야 한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인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인지 확정해야 한다. 여기서의 태도는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은 자신이 받고 있는 느낌을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대인관계의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상대방이 대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성숙한 사람이거나 자신이 원하는 데로 상대방이 잘 따라오지 않을 경우 마음에 더 큰 분란을 일으키고, 상대와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적극적인 태도를 제한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상대방을 대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기 이전에 충분히 상대방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 사람이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해나갈 수 없는 미성숙한 사람이라고 판단이 든다면 굳이 대화를 시도하면서 문제 해결을 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
이때, 우리가 해야 하는 생각이 '할 수 있는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한다.'이다. 할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다. H가 T에게 자신이 늦은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벌써 했다. H가 T에게 먼저 웃으며 활기차게 인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이미 했다. H는 그것을 못하는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대화를 하지 않고서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면 대화를 시도해봐야 한다. 마음을 담아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계속해서 변함없이 행동하는 상대라면 더 이상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없다. 이때부터는 상대방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한 자신의 마음 상태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은 없다. 집착하지 않으면 번뇌도 없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상대방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생각으로는 이 정도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그런 생각을 왜 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적극적인 태도로 알려주면 된다. 그러나 그것도 '할 수 있는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한다.'의 지혜를 터득한 사람이라면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통감할 수 있다.
그저 그 사람 자체로 내버려둬야 한다. 자기 안에서 이 사람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구분을 하고 생각을 하니깐 기대가 생기고 집착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스트레스가 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저 사람은 왜 못할까를 생각하니깐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것이다. 그 생각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마음이 편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생각으로 이 정도를 상대방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이미 했다. 할 수 없는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다. 그것을 자신의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