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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수많은 노점상들이 늘어선 길의 한 모퉁이에서 진한 욕지거리가 섞인 두 여인의 목소리가 행인들의 이목을 끈다. 머리가 하얗게 센 두 할머니가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누가 목소리가 더 큰지 온 세상에 자랑하듯 서로를 헐뜯기 위해 분주하다.


싸움의 원인은 자신의 손님을 빼앗아 갔다는 할머니의 주장 때문이었다. 옆의 할머니가 호객행위만 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채소를 사 갔을 거라는 항의에서 시작된 말다툼은 고성에 욕설로 번벅이된 난장판을 만들고 있었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인가?


시금치 한단을 더 팔고 못 팔고 가 두 할머니에게는 자신들의 나이에 걸맞은 체통도 잊고, 거리의 구경거리로 한심하게 전락하는 원인이었다. 천 원짜리 몇 장이 주는 포만감이 자신의 체통과 명예도 그리고 이웃도 나몰라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원인이 된 것이다.


먹고 산다는 것,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필연적인 것이다. 먹고살아야 우리는 생존할 수 있고, 생존을 해야만 우리의 인생도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먹고사는 것만이 우리 인생의 목적이 되어야 하는가? 먹고사는 것에 구속되어 한 인간의 인생이 한심하게 결정되어야만 하는 것인가?


군 복무를 하던 시절, 브래드 피트 주연의 "트로이(Troy, 2004)"를 본 적이 있다.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이 무르익을 무렵에 본 영화는 나에게 무척 감명 깊게 다가왔다. 웅장한 전쟁 씬의 사이사이를 수놓는 주인공들의 명대사에서 나는 그들의 신념을 읽을 수 있었다.  


트로이의 왕자이자 트로이의 최고전사인 헥토르는 트로이 왕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자신의 왕국의 존망이 곧 자신의 존재 이유인 그는 그리스의 침략에 목숨을 걸고 싸우지만 결국 아킬레스와의 혈전에서 패배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존재 이유였던 트로이 왕국도 그의 죽음과 함께 트로이 목마에 몸을 숨기고 잠입한 그리스 군의 기습을 시작으로 폐망하게 된다.  


그러나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그리스의 전사 아킬레스는 나라와 왕을 위해서 싸우는 군인이 아니었다. 그는 왕이 바뀌고 나라가 없어져도 후손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존재가 되고자 하였다. 그것은 그가 전쟁터에서 승리해야 하는 이유였고, 그가 살아야만 하는 삶의 목적이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총칼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며, 조금이라도 남들보다 잘(?)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총칼을 들고 싸우지는 않지만 자신의 이득(?)을 위한 피 말리는 혈전은 삶의 과정에서 수없이 펼쳐진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삶의 순간에 마주치는 피 말리는 혈전에서 왜 당신은 이기고자 하는가? 그것이 볼품없는 사소한 욕심 때문인가? 아니면 생존이라는 미명하의 이기심 때문인가?


우리는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목적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한다. 끊임없이 궁리하고 연구하여 그 답을 찾아야만 한다. 자신이 세상을 사는 목적을 명확히 해야 우리의 인생은 아름다울 수가 있다. 생존이라는 굴레를 뛰어넘어 보다 가치 있고, 고귀한 인생을 살아가려면 우리는 그 답을 찾아야만 한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자신의 삶 안에서 명확히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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