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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사람을 얻으려면

고요한 아침에 쓰는 일기

by 해센스
오늘은 좋은 선택들을 하고 내 감정에
더 충실한 날이 될 거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첫마디를 "오늘은 멋진 하루가 될 거야. "로 시작한다고 글을 쓰고 난 다음 날부터 그 문장에 보다 구체성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오늘은 재미있고 많이 웃는 날이 될 거야."라든지 "오늘은 나에 대해서 더 알리는 날이 될 거야. ", "오늘은 운동을 할 수 있게 에너지를 회복하는 날이 될 거야. " 이렇게 구체적으로 문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문장을 만들기 전에는 전날의 찌꺼기들로 아침에 찾아오는 부정적인 감정을 얼른 가로막기 위해 좀 더 직관적으로 그날 하루에 느끼고 싶은 감정을 넣어 문장을 만든다. "오늘은 멋진 하루가 될 거야 "라는 문장의 '멋진'의 자리를 구체적인 형용사들로 채우는 것이다. 설레, 재밌는, 열정적인, 편안한 등의 긍정적인 단어들로 채운다.


저녁에 쓰는 일기는 그날의 하루를 다 보내고 나서 오늘 이런 일들이 있었고 이런 감정을 느꼈고 다음번에는 이렇게 대응해야겠다는 내용이다. 반면 아침에 쓰는 일기는 오늘 하루를 어떤 기분과 에너지로 보내고 싶은 지에 대한 내용이다.


출근해서 자리에 앉으면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그날 해야 할 일 목록을 쭉 적는다. 아침에 말하는 문장, 아침에 쓰는 일기는 그에 앞서 오늘의 나의 감정, 내가 추구하는 가치, 시도해보고 싶은 일들을 위한 마음 가짐을 암시하는 의미이다. 내가 만들어서 하는 아주 짧은 긍정 확언(positive affirmations)이다.


아침의 한 줄 문장이 주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그날 하루에 어떤 말과 행동을 할까 말까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면 내가 이미 아침에 설정한 가치에 따라 행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오늘 내가 괜히 이런 말과 행동을 했나?'하고 저녁에 자기 의심을 하거나 후회하지 않게 된다.


오늘 하루는 오늘 “하루”이다. 하루 정도는 평소와는 다른 어떤 사람이 되어봐도 괜찮다. 아침의 문장은 스스로에게 그런 자유와 변칙을 선물한다. “오늘은 나를 알리는 날이 될 거야.”라는 문장을 말했으면, 저녁때 모임에 가서 내 작가명을 공개해도 괜찮은 것이다. 이미 그렇게 오늘 하루를 보내보기로 설정했으니까.


이렇게 작은 시도와 도전이 쌓이다 보면, 내가 어떤 말과 행동을 했을 때의 결괏값을 얻게 되고, 그 결괏값이 인생에 긍정적인 방향이면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의 결과를 얻게 되는 행동을 나중에도 계속해서 하게 된다.



오늘은 더 좋은 선택들을 하고 내 감정에 보다 귀 기울이며 감정이 시키는 대로 행동해 보기로 결심했다. “오늘은”이라고 썼지만 꼭 오늘이 아니라 “오늘부터”라는 뜻이다.


어떤 사람을 좇지 않고 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려고 했었는데 그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이 잠시 상한 것이지, 원래 있던 특별한 감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실망한 일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시간이 필요한 것뿐이다.


내가 한 곳에 뿌리내리고 있지만 바람이 불면 가지와 잎사귀가 흔들리는 나무와 같은 사람이라면, 불과 같은 사람보다는 바위와 같은 사람이 더 잘 맞을 것 같다. 불처럼 뜨거운 사람은 나를 뜨겁게 만들고 타게 만든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안에 열정이 많지만 겉은 시원하게 포장해 놓은 사람이다. 본질은 뜨거운 사람이기에 시원한 사람이 나와 더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바위처럼 늘 그 자리에 있고 걸터앉으면 시원한 사람. 실제로도 강한 햇볕아래 있으면 쓰러질 것처럼 아파지기에,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원한 그늘을 찾아다닌다.


기존에 시원한 사람들과 오래 관계를 잘 유지했었다. 그런데 열정이 있는 뜨거운 사람을 원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시원한 사람이 잘 맞으니까 시원한 사람과만 오랫동안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주로 나한테 먼저 다가오고 시간을 보내자고 하는 사람들은 뜨거운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나에게 다음날 감정의 찌꺼기들을 남긴다. 과도한 열정, 선 넘기, 언어, 에너지로 나를 지치게 한다.


바위 같은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내가 다가가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불같은 사람만 나에게 다가와서 나를 타 죽게 만든다. 그래서 내가 편안한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고 더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으면 내가 움직여야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친구가 되고 싶은 쿨한 바이브의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함께 있으면 편안한 바위 같은 이성에게 먼저 시간을 보내자고 해야겠다. 기존에 내가 바위 같은 사람을 얻을 수 있었던 방법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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