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귀여움 만능열쇠 작동 테스트

연애와 출구없는 귀여움에 대하여

by 해센스

귀여움에는 출구가 없다. 귀여우면 끝이라는 말이 있다. 나에게 귀여움은 마음의 시작이다. 한 번 귀여우면 계속 귀엽다. 귀여운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귀엽고 죽을 때까지 귀엽다.


어떤 행동, 어떤 모습이 머릿속에 사진이나 짧은 영상처럼 각인되고 반복 재생된다. 그 리플레이 영상 때문에 어떤 사람이 계속 생각난다. 마음에서 정리해야지 마음먹었는데 환하게 웃으며 손 흔들어주던 모습이 머릿속에 반복재생 되어 다시 속절없이 사랑의 노예가 되었던 적이 있다. 귀여운 사람이 계속 귀여움을 발산하는 한 사랑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쉽지가 않다.


평소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 보통 사람들이 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이 귀엽다. 낯선 사람에게 마음을 줄 생각이 없는 철벽 방어 모드일 때는 누군가가 에이티피컬(atypical, 비전형적인)한 모습을 보이면 이상하네하고 방어막을 한 껏 올리지만, 그 사람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 장면마저 귀여움의 한 요소로 편입되어 버린다.


마음 속에 누군가가 자꾸 들어온다면 그를 다시 만났을 때 귀여움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단지 그가 나의 마음에 노크를 해서 떠오르는 건지, 내 마음이 자꾸 그를 불러내는 건지 알아보려면 얼굴을 봐야 한다. 용기 내서 잠시 빤히 바라보고 '귀여운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음. 좀 귀엽네. '라고 귀여움 테스트에서 오케이 사인이 떴다면 바통은 이제 내 마음으로 넘어온 것이다. 이제 그를 조금 더 확신 있게 좋아해 보아도 되는 것이다.


귀여움 테스트 한 번으로는 확신이 부족할 때도 있다. 평소에 내가 좋아해 본 적이 없는 유형일 때는 테스트가 조금 더 많이 필요하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사람에게 귀여움이라는 사랑의 만능열쇠가 작동하는지 확신을 얻으려면 문이 제대로 열리는지 몇 번의 테스트가 필요하다. 또 봤는데, 귀엽고, 세 번째 봤는데 '그래. 난 이 사람이 귀엽구나. '라고 스스로 인정이 된다면 확실히 그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귀여움 만능열쇠는 강렬하다. 잘생김, 똑똑함, 책임감, 믿음직함 모든 좋은 가치를 능가하는 강렬함이다. 이해해 주고 싶고 믿어주고 싶게 만드는, 웃게 해 주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내는 동력 장치이다. 귀여운 사람은 무해하고 귀여운 사람을 보면 마음에 잡념이 들어오지 않는다. 무념무상, 그저 머릿속 전체가 귀엽다는 단어 하나로 채워진다. 귀여움의 젠(Zen)의 상태가 된다.


keyword
이전 01화나보다 꾸미는 남자가 오히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