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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et Lounge Nov 02. 2021

[직원면담 기록부] 팀원 업무 능력이 부족해요.

항상 시작은 그렇다. 

너무 급하게 채용을 한다. 프로젝트가 갑자기 수주되어서, 직원이 갑자기 퇴사를 해서, 온갖 내외부 문제들로 인하여 긴급으로 채용이 필요하여 급하게 채용절차를 진행한다. 당장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에 채용 전형 절차가 단기간에 이루어진다. 이력서 접수 기한도 짧고, 1차 면접/2차 면접도 빠르게 인터뷰할 수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진행한다. 최종 채용 결정 역시 신속하게 진행해야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부서에 가장 "적합한" 인재 채용이 아니라, 지원자들 중에서 가장 "나은" 사람과 가장 빠르게 입사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게 되는 것이다. 면접의 질문 역시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업무를 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이 지원자의 다른 역량들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1. 업무 수행에는 문제없지만 부족한 외국어 능력이 우려되는 팀원 

이 우려를 갖은 채로 채용이 된 직원은 장기적으로 결국 외국어 능력 때문에 업무 배정이나 수행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외국어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채용한 것은 누구인가? 회사다. 그런데 이 직원이 중요한 업무 배정에서 지속적으로 배재된다면 누구의 손해인가? 직원이다. 

채용 시에는 크게 고려하지도 눈여겨보지도 않았던 능력으로 인해 이 직원의 능력 부족을 탓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방식의 채용은 회사도, 직원도 서로 득 될 것이 없는 급한 불 끄기에 불과하다. 팀원의 자질을 논하고 탓하기 전에 포지션과 직무 수행에 전반적으로 적합한 지원자를 채용했는지 다시 객관적으로 판단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비단 외국어뿐 아니라 어떤 특정한 기술이나 경험이 직무에 비해 부족한 경우도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2. 업무 수행 능력은 뛰어나지만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 

이런 사람은 조직 내에서 꼭 한 명씩은 있지 않은가. 일은 너무 잘하는데, 성향이 조직 생활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주변 팀원들이 이 사람으로 인해 힘들어하며, 타 부서나 협력사에서도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코멘트가 들려온다. 

- 기분파이다. 대부분 무엇인가에 화가 잔뜩 나있다. 복사기에 대놓고도 화를 낸다. 어찌 보면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전화기를 내려놓는 손길에, 키보드를 두들기는 손길에, 걸음걸이에, 화가 묻어나 주변을 불편하게 만든다.

- 해보겠습니다가 아니라 일단 못하겠습니다. 업무를 받으면 분석하고 고민해보고 못할 것 같으면 도움을 요청하고 배워가면서 일하는 것이 순서일 텐데, 일단 못한다고 해본다. 다른 사람 시키면 안 되냐고 한다. 어렵다고 못한다고 하거나, 내가 하기에는 너무 쉬운 일이라서 하지 않겠다고 한다. 

- 과한 자존심의 소유자다. 업무 하면서 일의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상사나 고객으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은 물론 있을 수 있는 일이고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니다. 상식적인 선에서 피드백을 해주고 개선점을 알려주면 자신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배워나가면 될 일인데 일단 기분 나쁘고 본다. 자신의 실수나 부족함으로 인해 발생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나에게 갑질을 했다고 여기거나 상사에게 욕을 먹었다고 억울해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팀장은 이렇게 업무 능력 뛰어난 팀원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쉽게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누가 뭐래도 우리 팀의 에이스니까, 이 팀원 없으면 지금 당장 업무에 차질이 생기니까. 그래서 다른 팀원들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이 팀원이 부서 전체적으로 어떤 악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 눈을 감아버린다. 팀장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이 아닌 다음 분기와 올 한 해를 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채 부서 분위기를 갉아먹는 팀원의 행태를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팀장은 해당 팀원에게 정확하고 분명한 지적과 개선점을 제공해야 한다. 용기를 갖고 팀장의 길을 걸어야 한다. 


3. 일탈행위 

사람이라면, 직장인이라면, 다 같은 마음 아닐까? 징검다리 휴일에 연차 붙여서 오래 쉬고 싶고, 월요일 오전에 회사 가기 싫은 마음, 우리 다 한마음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다잡고 출근길에 나선다. 그런데, 그러지 못한 팀원이 있다. 

- 황금연휴에는 무조건 연차를 붙여서 오랜 휴가를 떠난다. 미리 연차계를 제출하지 못한 팀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백을 메꾼다. 

- 휴가를 가고 싶어서 또는 회사에 나가기 싫어서 해서는 안될 거짓말을 한다. 조부상으로 지방에 내려간다던 사람이 제주도에서 호캉스를 즐기고 있다. 외근이 길어진다더니 강남역에서 연인과 데이트를 하고 있다. 급한 일은 남은 팀원들의 몫이다. 

- 요즘은 n잡으로 부업에 충실한 사람도 많다. 자리에 앉아 회사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개인 업무를 하고 있다. 인스타로 물건을 팔고, 블로그 글을 쓰고, 자신의 비즈니스를 하느라 바쁘다. 게임을 하고, 웹툰을 보며,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주변 팀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팀장은 이러한 행위를 방관해서는 안된다. 팀원들이 이미 알고 있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팀장은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부서와 팀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은 경중에 따라 빠르게 대응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4. 내가 가장 소중해 

물론이다. 우리는 모두 소중한 사람이다. 직장인으로서 우리 모두의 커리어도 소중하다. 그렇기에 직장에서는 공평한 기회 제공이 중요한다. 업무 욕심이 많은 팀원들은 중요도가 높은 프로젝트를 맡고 싶어 팀장에게 지속적으로 요구를 한다. 팀장은 팀원들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분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맡고 싶은 업무만 맡고자 주장하고 요구하는 팀원으로 인해 고민이 크다.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들은 다른 팀원들에 대한 불만도 크다. 왜 저 팀원은 나보다 일이 더 적냐고, 나보다 더 중요한 프로젝트를 하냐고, 왜 나보다 더 칭찬을 많이 받냐고... 밑도 끝도 없는 비교를 하며 여기에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표현을 한다. 

왜 나보다 형만 더 이뻐하냐고 부모님께 투정을 부리는 자식처럼, 다 같은 직원인데 왜 똑같이 대우해주지 않냐고 팀장에게 불만을 토로한다. 

팀장은 부서 운영과 기회 제공, 업무 배정에 있어서 투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불필요한 "팀원 간의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회사라는 조직의 목적이 사업의 성공이라는 점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팀장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자에게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성공 가능성과 잠재력을 업무 능력으로서 증명해 보이는 것은 팀원들의 역할이다. 무턱대고 다 같은 기회를 부여할 수 없음에도, 온갖 주변 상황과 본인을 비교하면서 불만을 갖는다면 팀장은 이를 모두 실현해줄 수도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이다. 



팀장도 1년 차, 2년 차.. 매년 성장한다. 다양한 팀원을 경험하고, 그 많은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며 부서 운영에 대한 자신만의 가이드를 세우고 신입 팀원을 맞이하며 부서의 조화와 성장을 위해 힘을 쓴다. 팀원일 때와 팀장일 때 업무에 임하는 자세나 조직 생활에 임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는 팀장들을 많이 봤다. 팀장 업무를 하면서 가슴을 치며 답답해하는 이들도 있고, 울고불고 힘들어하는 이들도 보았으나 그들 모두 시간이 흐르며 팀장으로서 자신의 색을 갖추어갔다. 자신이 극혐 했던 과거 팀장의 모습을 자기가 닮아가고 있다며 좌절하는 팀장도 있었으나 과거의 팀장도, 현재의 자신도 "팀장으로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었음을 깨닫는다고 했다. 


모두가 그렇다. 그 자리에 가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을 서로의 고충들. 

내가 결혼 전, 워킹맘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던가, 전혀 그러지 못했다. 

비로소 그 자리에 서고 보니 경험하고, 느끼고, 깨닫는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쉽게 평가하지 않아야 함을 회사에서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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