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이다. 새삼스러울 것 없는 고민이지만 십년 전, 오년 전의 그것과 비교해보면 그 결이 조금은 달라졌음을 느낀다. 부정하고 싶어도 별 수 없이 나도 먹고사니즘의 굴레에 갇힌 채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탓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내일의 일상을 180도 바꿀만한 답이 나오는 것도, 그런 답이 있는 것도 아닐 테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무엇인가 자꾸만 쿵쿵거리는 것만은 확실히 인지할 수 있다. 조금씩, 천천히, 불편하게.
아주 미약하나, 좀처럼 멈추지 않고 번져가는 그 파동은 지금껏 내가 당연하게 누려온 많은 것들로부터 하나씩 달아나보라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마침 오늘은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님을 만나고 ‘순수’에 대해 배운 하루였다. 나에게도 그것이 있는지, 있다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그 존재와 방향을 점검하게 되는 인터뷰를 나눴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리하다보니 전혀 다른 곳에서 내가 해야 할 것들,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한다는 건, 내가 쓰려고 하는 소설 쓰기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제 자리로부터 반경 5m에 불과한 이야기만 써내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글도 삶도, 더 멀리 나아가게 하고 싶다.
이제부터 나는 삶을 실험하는 기분으로 살아보려 한다. 불편하고 의심스러운 마음을 자꾸만 돌아보면서.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시나브로 알게 되지 않을까. 요 며칠 된통 앓았던 내 자신에게 문득 그런 용기를 주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