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도전은 계속된다.

by Hee언니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이다.

무모한 도전을 좋아한다. 무한도전이 무모한 도전이었던 시절 말도 안 되는 도전을 하는 것을 보고 함께 응원했다. 인기가 없어 콘셉트를 바꾼 뒤로 대중들은 좋아했지만, 무모한 도전이 없어지자 나는 흥미를 잃었다.








학부, 석사 학자금 이자를 돌려 막기 하면서 박사 과정 시험을 봤다. 딱히 수입이 일정하지도 않은데 미친 도전을 한건 일단 합격을 하고 생각하자는 거였다.

박사 졸업도 일단 논문을 쓰고 합격을 못하면 내 길이 아니다 생각하고 접자는 마음이었다. 지도교수님 퇴직과 맞물려 있었기에 모 아니면 도 정신은 의지를 불타오르게 했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소개팅, 미팅이 들어오면 무조건 나갔다. 100번 나가면 1명은 내 인연이 있겠지 싶어서 오는 남자 막지 않고 가는 남자 안 잡았다.(약간 질척된 적이 있긴 하지만 뭐 어떤가. 미련 없이 살아야지.)


인도네시아에 외국인노동자로 떠난 것도 무모했다. 말도 안 통하는 생뚱맞은 나라에 몇 개월 만에 떠나기는 쉽지 않다.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었다.






결정은 언제나 필요하다. 두 가지만 생각한다.

Yes or No.

한다고 생각하면 바로 실행에 옮기고, 아니라고 한다면 미련 없이 포기한다. 포기가 빠른 것도 이럴 때는 장점이다.

가지 않은 길에 괜한 미련을 둬봤자, 선택하지 않은 나를 미워해봤자 뭘 하겠는가. 내가 나를 사랑해 줘야 내가 살지.


요즘은 싱글일 때처럼 불나방 도전을 할 수는 없지만, 무모한 도전은 계속하고 있다. 그것은 글쓰기.

브런치에 합격하고 글이란 걸 계속 쓰고 있는데, 정체기 아닌 정체기가 시작됐다. 겨우내 웅크렸던 몸이 기지개를 펴질 못했고, 움츠러든 몸을 따라 감정도 숨어들었다.

봄 타는 몸뚱이를 추스르는 와중에 꽃은 폈다. 몸도 깨어났다.







여기저기 공모전이 눈에 들어온다. 꽃만 지천인 줄 알았는데 봄에는 공모전도 널렸더라.

초등학교 때 글짓기 대회 이후로는 내본 적도 없는 글쓰기 대회.

일단, 공모전 요강부터 훑어봤다. 주제가 다양하다. 돈 이야기, 육아, 음식, 코로나 등등

작가의 서랍에 모아둔 이야기를 이리 붙이고 저리 붙여서 분량을 만들어냈다.


베스트셀러가 되면 신랑의 비밀을 폭로하겠다며 농담처럼 했던 이야기를 익명으로 제출했다. 떨어지더라도 초고라도 썼으니 남는 건 있다.

유명한 작가님들이 심사를 본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언제 그분들에게 내 글을 봐주십시오 들고 갈 수 있겠는가. 이럴 때 보여줘야지. 워낙 많은 사람들이 내는 거라 완독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제목이라도 한번 지나치겠지.

분량 늘리기도 연습했다. 브런치에는 보통 A4 1장 ~ 2장의 분량을 쓴다. 요즘엔 일단 쓰는 게 중요하다며 이보다 짧은 글도 발행 버튼을 누르고 있지만, 공모전은 분량을 맞춰야 하기에 이렇게도 늘리고 저렇게도 늘려보는 공부를 했다.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되는 세상, 요즘에는 AI와도 싸울 준비까지 해야 하는 세상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웅크려 있기엔 할 수 있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다. 100세 시대의 반도 살지 않은 이 시점, 어떻게 살면 재미있게 살까 궁리 중이다.

일단, 오늘 마감인 공모전 벼락치기부터 마무리해야겠다.



Photo by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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