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왔나요.

다이어트의 계절

by Hee언니

코끝을 찌르는 삼겹살의 기름 냄새가 인내심을 시험한다. 다이어트 중이다.

얼굴만 보면 168cm 48kg. 현실은 알려줄 수가 없다. 아무도 모르는 며느리도 몰라 몸무게.


3호가 4살이 되고 말이 조금씩 통해서 육아가 쉬워진 걸까. 나잇살인 걸까.

작년에 발톱이 통으로 뽑힌 후 운동을 하지 못했다. 핑계라면 핑계. 계속 숨쉬기만 했다. 글을 쓴답시고 손가락 운동만 했다.


어깨가 아프고 무릎이 시린다. 경고다.

보이는 데만 가녀린 관절의 소유자는 살이 찌면 아프다.

식단 조절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삼겹살을 끊을 수는 없으니깐.








봄이 오자 새로운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봄내음을 만끽하며 산책을 시작했다. 아이의 유치원 등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20분. 그 짧은 걸음에서 활력을 찾았다. 문제는 관절이 또 아프다. 허리가 아프고 골반이 아프고 무릎도 아프다.


대학생 때도 친구랑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밤마다 학교 운동장을 걸었다. 살은 조금 빠지는 듯했지만, 허리가 아팠다. 허리가 아픈 줄 알고 병원에 갔다가 골반이 안 좋다며 수술을 하라는 일생일대의 좌절만 맛보았다.


걷는 건 안 되는 건가. 슬쩍 더워지는 날씨를 핑계 삼아 걷는 건 가을로 미루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작년에 다녔던 요가 필라테스 스튜디오 할인 이벤트 광고를 봤다. 이 절묘한 타이밍을 놓칠 수 없다. 바로 등록을 했다.


삼겹살을 먹기 위해 덜덜 거리는 몸뚱이를 붙잡으며 운동을 해본다. 오랜만의 운동은 온몸을 자극했다. 자꾸 헛웃음이 나온다. 선생님을 몇 번이나 웃겼는지 모른다.


올해도 찾아온 손님, 다이어트의 계절을 위해 출렁거리는 뱃살을 쥐어짜본다.







Photo by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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