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허전해

2016.5.8

by 홍탁

어버이날. 허전함. 슬쩍 보면 상관관계가 없는 듯합니다. 사실 그날 예쁜 카네이션 하나-카네이션치고는 너무 고급이었어요. 가슴에 그냥 달기엔 아까울 정도로-를 얻었습니다. 아는 분이 수제로 카네이션을 만들어 역시 아는 사람들에게 알음알음 팔고 있는데, 저에게 하나 건네더군요. 둥근 투명 플라스틱 통에 담긴 빨간색 카네이션은 당장이라도 부모님께 바치고 싶은 마음이 울컥 솟더라고요. 그런데 쳐다만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허전해지는 거예요. 어머니는 멀리 지방에 계시고-카네이션을 받기 전에 어머니께 카톡 메시지를 먼저 받았지요. 어버이날인데 말이지요.- 아버지는 더 멀리 하늘에 계신데, 이거 참. 그래서 쳐다만 봤어요. 카페에 손님이 왔다가 자바칩 프라프치노를 시켜서 열심히 만들어 들려 보내고 다시 쳐다봤어요. 안되겠다 싶어 얼른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어요. 될 수 있는 한 실제처럼. 사진인데 말이지요. 그러고는 실체는 내버려두고 이미지를 보냈어요. 허상은 아닌데 아, 이게 뭐랄까. 또 허전해지더라고요. 어머니는 사진을 받으시고 좋아하시는 거 같았어요. 하트를 날려주시는데, 뭐랄까. 자꾸 허전해지던데요. 아버지는 더 멀리 계신 거더라고요. 뭐, 마음속에 늘 계시는데, 어른스럽게 나 자신을 토닥이곤 했는데. 카네이션 앞에서는 무너지고 말더라고요. 요걸 가슴에 달아드려야 직성이 풀리겠는데-사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쑥스러워서 직접 달아드린 건, 별로... 없었네요.- 그럴 수 없잖아요. 어쨌든 어버이날은 말이죠. 눈앞에 그분들이 계셔야 해요. 카네이션 사진을 찍어 보내거나 마음속으로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거나... 그런 거 말고, 직접 눈을 맞추며 그분들 자식들 키우느라 애간장 다 녹은 그 가슴에 꽂아 드려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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