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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선 Dec 06. 2021

생애 첫 노무 공부

 회사가 제시한 남은 기간은 2개월. 팀원들과 씩씩대며 회의했지만 아는 게 없었다. 나는 내가 받은 통보가 합법인지 아닌지도 몰랐다. 조언을 구할 곳도 없었다. 그럴 땐? 네이버에 검색 고고. 노무상담. 정리해고.        


 태어나서 처음 검색해본 단어들이다. 검색한 세상에는 수많은 노무법인, 노무사, 노동자들이 있었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4곳의 노무법인이 있었다. 한동네에 20년 넘게 살며 노무법인 간판을 본 적 없다. 생경했다. 지식인에는 자신이 처한 부당한 상황을 묻는 질문들이 와글와글했다.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기는 어려웠다. 몇몇 노무 법인은 짧은 전화 상담은 무료로 해준다고 하여 전화해보았으나 간단한 한 가지 질문만 가능했다. ‘어쩔 수 없다. 회사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후. 맥 빠지던 중 알게 된         

 

네이버 엑스퍼트

 네이버 엑스퍼트는 운세부터 노무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상담할 수 있다. 상담도 메신저, 전화 상담 중 선택할 수 있다. 내가 노무를 알아보던 시기에 네이버 엑스퍼트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상담 쿠폰을 배포했다. 덕분에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궁금했던 점은 갑자기 부서를 없앤다는 통보가 부당한지,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였다. 그리고 정해진 상담시간은 10분.      


 나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리기에 시간이 부족했고 신기하게도 노무사마다 다른 이야기를 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부서가 실적이 부진했다면 경영상의 해고가 될 수 있다. 받아들여야 한다.’부터 ‘사측이 경영상의 해고를 증명하기 쉽지 않다.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으면 계속 다닐 수 있다.’까지. 상담을 하면 유쾌 상쾌 통쾌한 답을 들을 줄 알았는데. 상담을 할수록 혼란하다. 혼란해. 노동위원회? 경영상의 해고? 상담을 하면 모르는 게 생겼고 다시 상담이 필요했다. 노무 공부도 필요했다.      


유튜브  

 유튜브로 먹방, asmr, 브이로그를 보던 나는 유튜브로 노무 공부를 했다. 내가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면 관련된 정보를 찾을  있다. 정리해고, 권고사직, 경영상의 해고, 녹취, 연차, 퇴직금  검색하면 수많은 정보가 나온다.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아서 압도될 정도다. 당황하지 말고 노무사의 관상, 마음에 드는 썸네일 기준으로 영상을 본다. 보다 보면 신뢰 가는 노무법인 유튜브 계정을 (아요), (), (), ( 설정) 한다. 공부하며 사측과 회의했다.  회의는 협의보다 통보에 가까웠다. 화가 났다. 그리고  화는 노무 공부의 원동력이 되었다.     

           

노무 상담

 회사가 통보한 기간에 가까워질 때쯤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노무법인에 방문하여 상담받았다. 노무법인은 위워크라는 공유 오피스에 있었는데 의외였다. 노무법인은 왠지 오래된 기원 같은 곳에 있지 않을까 상상했었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회사와 어떤 논의를 했는지 정리해둔 자료를 보며 충분히 설명했다. 이야기를 들은 뒤 노무사는 사측이 부당하게 진행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를 제시했다. 내가 원했던 것은 선택지에 없었지만 내가 처한 상황을 조금씩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개뿔. 화가 나서 친구에게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얘기하다가, 얘기하다가 다시 화가 나고 화를 내서 뭐하나, 그러다 우울하다가 조금 받아들이다가를 뱅뱅 반복하던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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