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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듯이 Jun 12. 2020

_서서 [瑟瑟] 있다

충실 그 자체

사이


아침이었다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과 조금만 The라는 게으른 칭얼이 동시에 있었다
멋진 문장 일곱 줄을 머릿속 백지에
쓰고 있었다
그런데 오후가 된 지금 그 문장은
단 한 줄도 떠오르지 않는다
무의식과 의식의 간극은 분명
이런 멋진 날과 혼란이 공존 하나 보다

밤꽃 향이 짙은 울림처럼 깊고 은은한 길을 만들어준다 자연은 참 듬직하고 성실하다
몇백 년, 몇천 년을 살아도 한 자리에 묵직하고 든든한 본새로 서서 있다
그 웅장한 품 앞에선 미약한 인간의 한 존재가 너무도 작기만 하다
하루하루의 이야기가 모여 몇천 년을 흐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서도 그야말로 커다랗고 그윽한 큼이다

지루함 한번 주지 않고 빠져있게 한다

내 안의 욕망도 숨 멎게 한다

그득한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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