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우비 Jun 25. 2024

한국인이 운영하는 도쿄 게이바들

도쿄를 퀴어하게 여행하는 법 6

서울의 게이바들이 종로와 이태원으로 나뉘어 있듯이, 도쿄의 게이바는 신주쿠와 우에노/아사쿠사로 나뉘어 있다. 우에노/아사쿠사는 중년게이, 신주쿠는 젊은 게이. 구분도 확실해서 본인이 중년 게이이고, 또래를 원한다면 그 동네에 숙소를 잡고 게이바를 탐방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다. 신주쿠와 우에노는 야마노테선으로 30분 거리지만, 전철역에서 게이바까지 가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하루에 두 군데를 가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우리는 둘 다 중년의 나이이고, 나 역시 중년 남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서울에 가면 종로, 도쿄에 가면 우에노에 가야 마땅하지만, 우리의 도쿄 여행은 언제나 "옷쇼핑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숙소는 무조건 신주쿠였다.


첫날, 금요일은 쇼핑 후 호텔에 돌아왔을 때 이미 상당히 늦은 시간이었다. 여행 첫날 특유의 피곤함까지 겹쳐 나가지 않고 그냥 잠을 자고 싶었다. 빗방울까지 심심찮게 떨어지는 상황. 하지만 오랜만에 도쿄에 온 오스씨는 아직 엔진이 꺼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의 재촉으로 거리에 나섰다.

신주쿠 니초메의 거리는, 처음 방문하는 한국 게이라면 깜짝 놀랄 정도로 개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성인용품과 비디오를 파는 가게들이 길가에서 버젓이 영업 중이고, 1층에 있는 게이바들 역시 문을 열어두고 술과 음식을 판다. 무지개 깃발로 가게를 장식해서 헷갈릴 일도 없다. 수 백개의 게이바가 뭉쳐 영업을 하는 동네라서 이 정도의 개방성을 얻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거리의 분위기는 마치 이태원과 종로가 혼재되어 있는 듯하다. 술 한 병 들고 길가에서 친구들과 수다 떠는 게이들이 많은데 이는 이태원스러운 모습이다. 이용자들은 대체로 서양인(과 그들을 좋아하는 동양인)으로, 그들이 즐겨 찾는 가게 역시 일본어보다 영어가 흔하게 통용된다. 나름 흥미롭지만 우리의 관심을 끌진 못한다.

진짜 일본 게이바는 니초메 거리 건물 1층에 없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지하나 2층, 3층으로 가거나, 골목으로 들어가야 일본 게이바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이 이상의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9918137


이전 15화 2024 도쿄 레인보우 프라이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