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지만 결혼

중년 게이 부부의 제주 한달살이 6

by 선우비

6. 게이지만 결혼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인 현지인과 놀아보기 시간이 왔다.

가지고 온 제일 좋은 옷을 입고 게이바들이 포진하고 있는 탑동으로 향했다.

저녁을 함께 먹기로 한 커플은 알고 보니 유부남-미혼 커플이었다.

저녁을 먹으며 서먹한 인사를 나누고, 중년 게이들이 즐겨 찾는 게이바로 향했다. 게이바 주인과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라 근황 토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가라오케 노랫소리가 시끄럽기도 해서 ‘그들’과는 거의 대화를 하지 못했다. 두 번이나 그들의 이름을 들었지만 끝내 기억하지 못했다.

하품이 연신 쏟아졌다. 어느새 몸에 익어버린 취침 시계에 따르면 잘 시간이 지나 있었다. 이제 가야겠다고 일어나니 봉봉씨가 삐져있었다.

왜? 물어도 나중에 말하자며 뿡뿡거렸다.

찝찝한 기분으로 돌아왔는데, 오스씨가 설명을 한다.

“신경 써서 사람들을 모았을 텐데, 열 시가 되자마자 가겠다고 하면 당연히 싫지.”

자신이 부른 제주 친구들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커플’인 우리가 하하 호호하며 흥청망청 늦게까지 놀기를 원했을 거라고 했다. 자리를 만드는 사람은 다 그런 거라며.

그렇구나, 이해했지만, 알지? 나 사실 그 커플들과 노는 거 싫었어. 티 났을까?

아니, 티 안 났어. 훌륭하게 권태를 감췄어.

오스씨가 안심시켜 줬지만, 난 안다. 아마 더 오래 그 자리에 있었으면 분명 티가 났을 거다.

유부남 게이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그 이상은 못 견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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