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8월 운동 결산
위기가 찾아왔다.
어떤 위기인가? 심각한 부상을 당했나? 아니다. 신체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나? 아니다. 그러면 집안이 망했나?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위기가 찾아온 것인가?
그 위기는 다름 아닌, 운동 습관과 리듬이 깨져버렸다는 것이다.
8월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기상청 통계 자료를 보니, 한 달 동안 무려 절반 이상이나 내렸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냥 비가 내린 것도 아니었다. 8월 초에는 트랙은 물론이고 지역 동네를 삼켜버릴 정도의 폭우가 내렸다.
러너들에게 폭우는 가히 치명타다. 밖으로 나가 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우비를 쓰고 러닝을 한 적이 있었지만, 트랙까지 잠겨버린 이 마당에 우비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결국 뛸 수 없는 일수가 점점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운동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물론 모든 날이 비가 왔던 것은 아니다. 때문에 충분히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한 번 뛰지 않고, 두 번 뛰지 않다 보니 '뛰지 않을 핑계'가 점차 늘어났고, 운동 습관은 흐트러졌으며, 리듬은 망가져버렸다. 몸이 움직이지 않으니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고, 마음이 또 움직이지 않으니 몸 역시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8월에는 몸도 마음도 소화가 안 되는 날들이 잦았다.
8월 한 달 동안 조깅 4회, 풋살 4회, 축구 1회를 하였다. 8월 운동 결산 기록이 저조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한 달을 보내는 과정 가운데서 감지했다. 그나마 항상 하던 풋살과 축구 덕분에 어떻게든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8개월 동안 자율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자율성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이후에는) 형식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풋살과 축구를 꾸준히 오래 할 수 있는 이유는 소속팀의 형식(규칙, 일정, 타인과의 상호관계 등)을 부여받고, 그에 맞게 삶이 조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율성이 조금 부족해도 형식에 의해 힘을 낼 수 있었다.
반면 내가 올해 꾸준히 못했던 운동들을 살펴보면 형식이 부재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흥미, 비용, 의지 부족 등의 여러 요인들 역시 간과할 수 없지만, 형식이 존재했었다면 수동적으로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현재 내 삶에 운동 습관과 리듬을 부여해 줄 형식이 필요하다. 9월에는 이 형식을 만들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