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과 부산국제 도서전 방문

가슴 떨리는 11월의 마지막주를 보냈습니다

by 이선요

여러분 지난주엔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살짝 어긋난 타이밍이긴 했지만 지난주 브런치를 기고하고 몇 시간 뒤에 공모전 수상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지난달 공공의료 달력 삽화 공모전을 냈었거든요. 제가 최우수상을 타게 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셨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첫날과 둘째 날은 너무 기뻤지만 이후에는 너무 행복하고 기뻐하면 또 이것도 금방 휘발될까 괜한 걱정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들뜬 마음으로는 작업에 집중이 잘 되지 않기도 했기에 현실과 이성으로 돌아오려 했습니다. 사실 지난 몇 개월간 제 능력과 자질에 대해 계속해서 의심하고 그것과 싸워가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꾸역꾸역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가고 있었거든요. 사실 지금도 그래요. 잘할 수 있을까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런 의심들이 계속해서 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하나라도 해내가려고 노력합니다. 수상작들은 이 사이트에서 볼 수 있어요. (https://www.nmcpublicedu.or.kr/award.asp)


벡스코 2024 부산국제 아동도서전

그리고 드디어 제가 부산국제 아동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뭐부터 써야 할지 감이 안 잡힐 정도로 많은 걸 보고 듣고 나누고 왔어요. 첫 국제 아동도서전이 부산에서 열린 것이었고 저는 그림책 출판에 관심이 많고 그림책 제작을 준비하고 있던 터라 출판사 컨택과 시장조사, 세미나를 들으러 다녀왔습니다.

제가 페어에 있으며 들었던 세미나는 총 8개였습니다. 페어 기간인 4일 내내 풀로 참석을 했고 명함을 주고받으며 많은 분들과 얘기도 나누었어요. 싱가포르 출판사 대표님과 말레이시아 출판사, 리투아니아 출판 담당자와 대화가 즐겁게 오고 갔고요. 협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한국 출판사 편집자분들 대표님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누고 제 포트폴리오를 보여드리고 피드백을 받기도 했습니다. 모두 귀한 시간이었어요.

특히나 감사했던 건 싱가포르 출판사 대표님과는 결이 잘 맞았고 저랑 대화가 너무 잘 통해서 제 포트폴리오, 시놉시스와 스토리보드를 보시고는 같이 출판해보고 싶다고 싱가포르에서 먼저 출판을 해보자고 꼭 메일을 달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타이완은 그림책 시장이 생각보다 컸고요.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그림책 작가 양성 프로젝트도 있었고 작가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더라고요. 작가들을 육성하는데 힘을 쏟고 작품제작 하는 걸 팍팍 밀어준다는 느낌을 받아 좀 부러웠습니다. 세미나를 듣고 나서는 가오슝 시립도서관에 꼭 방문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북미 아동출판의 현황이나 트렌드를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민국의 나라답게 다양성과 타문화의 존중 배려가 느껴졌어요. (발표자 분은 캐나다 분이셨습니다.) 원주민들의 문화와 언어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게 참 멋지고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성 가치관에 관한 책들 차별을 받고 결핍이 있는 아이들을 위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그래도 괜찮아' 류의 책들이 많아 부러웠어요. 이런 무거울 수 있는 내용들이 유머와 엉뚱함으로 무장해서 그림책으로 나온것도 귀여웠고요. 우리나라도 좀 더 다양성의 존중에 관한 책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의미 있는 책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제의 마지막 북토크에서는 사회 문제와 고통을 어떻게 그림책으로 승화시켜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슬프고 고통스러운 사실에 대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건 어찌 보면 이미 난 상처를 헤집어 버리는 것 처럼 아픈 일이지만 그래도 고통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건 어찌 보면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계속 걸어 나가야 하는 필연적인 일이다. 가슴 아픈 역사를 그림책으로 풀어내는 권윤덕 작가님에게 많은 자극과 영감을 받았어요. 어제 북토크에서 김지은 평론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예술은 가장 쓸모없는 것에 뛰어들었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요. 말씀하시는 것 하나하나 기록에서 빠트릴 수 없을 만큼 담백하고 명쾌하셨습니다. 김지은 평론가의 통찰력 있는 시선과 발언 그리고 에너지에 정말 반해버렸어요. 최혜진 작가님의 팬으로 갔던 북토크였지만 멋진 연사들의 대화를 듣고 북페어의 마지막날을 멋지게 장식하며 내용을 구석구석 가슴깊이 흠뻑 담아 왔습니다.



첫 페어였지만 세미나만 봐도 주최 측에서 준비를 열심히 하신 게 느껴졌습니다. 가장 좋았던 건 무엇보다 좋아했던 작가님들을 만나 뵙고 영감을 받을 수 있었던 거였어요.

책과 그림에 모두 진심인 분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우리가 왜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서 어떤 걸 아이들에게 그리고 세상에 알려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지만 이 전에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보기에 예쁘고 귀여운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늘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의 삶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요즘 늘 고민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그림책을 내고 싶어 스토리를 다듬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영감을 얻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브런치에는 제 일상을 여전히 계속해서 기록할 예정이고요. 올해도 딱 한 달이 남았네요. 모두 의미 있는 마지막 한 달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또 올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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