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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요 6시간전

미리 세워본 신년계획

겨울이 오고 있어요 


 왠지 모르게 브런치에서는 지난주에 무슨 일을 했는지 계속 브리핑하는 형식으로 글을 쓰게 되네요. 

저를 증명하고 싶은 건지 '지난주엔 이런 이런 일을 했어요' 하고 스스로 위안을 받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좀 더 영감을 받고 싶어서 책을 다시 꾸준히 읽고 그림책과 작품들도 더 많이 보고 있어요. 

모든 일을 브런치에 기록하진 않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일들도 있기 마련이거든요. 

불안정함이 주는 불안과 두려움도 기록하지만 저에게 이런 것들은 부끄러운 것들이 아니다 보니 누군가는 솔직하게 다 드러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주엔 벼루고 벼루던 명함을 만들었어요. 생각보다 즐겁게 작업했고 여러 플랫폼에 질문을 올려 하나를 선택했습니다. 제가 봤을 땐 둘 다 예뻐서 못 고르겠더라고요. 

명함 시안 예시

디자인을 전공했던 분들은 첫 번째를 골라주셨고 일반인 분들은 두 번째를 더 좋아해 주셨어요. 캐릭터 성격이 잘 드러나고 임팩트가 있고 활기찬 기운을 준다고 하셨어요. 저도 계속 보니 좀 더 역동적이고 캐릭터들이 살아있는 것 같은 두 번째가 더 좋아서 두 번째 시안을 좀 더 다듬어서 인쇄소에 주문 제작을 했습니다. 


 그리고 출판사와 에이전시에 보낼 엽서들도 준비해서 주문 제작을 맡겼어요. 늘 포토샵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려왔는데 이번엔 오랜만에 일러스트를 사용해 편집하려니 여간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모르는 건 찾아가면서 2-3일을 붙잡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편집을 끝내니 나름 뿌듯했고 인쇄가 잘 나오기만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엽서 제작

뒷면에는 제 그림의 저작권 표시 문구와 제 홈페이지 QR 코드를 넣었어요. 처음엔 어려워 보였는데 하나하나 해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역시 뭐든지 시도하고 도전하는 게 중요해요. 


 다음 주엔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을 갑니다. 제가 부스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람객으로 방문할 예정이에요. 다양한 책과 출판사들을 좀 보려고요. 방문 전 같이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출판사들에게는 미리 연락을 해두었지만 연락은 한두 분 정도가 왔네요.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님들이 강연자로 강연도 하시고 뜻깊은 자리가 될 듯하여 설레어요. 해외 출판사들도 살펴보고 얘기 나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목표가 조금 바뀌었어요. 원래는 해외 일러스트레이터 에이전시에 들어가는 게 내년 초까지의 단기 목표였는데 그것 보다도 내 그림책을 먼저 써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스토리는 여러 개가 있거든요. 그래서 내년에는 제 그림책을 내는 게 저의 2025년 신년 목표입니다. 작년에는 딱히 이런 걸 정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어쩌다 보니 신년 목표가 생겼어요. 다양한 프로젝트들도 많이 해보고 싶고 저의 개인 그림책도 내고 싶습니다. 독립 출판으로는 이미 에세이를 낸 경험이 있지만 (2018년) 그림책은 일반 에세이와는 조금 다를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지만 이 전에 글을 쓰는 사람이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글이 그림보다는 훨씬 쉬워요. 글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한 단계 위에 있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요. 창의력을 더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적어도 저 에게는요. 

 아마존에서 독립출판을 하는 방법도 있고 글과 그림을 정리해 출판사에 출간 제안서를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공모전을 통해 내지는 않을 거예요. 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 진행하려 합니다. 애매하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 제대로 준비하면 1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목표가 정해져서 이상하게 안심이 됩니다. 

 일단은 다음 주 부산도서전을 가기 전 포트폴리오 정리를 마칠 예정이고요. 캐릭터 굿즈 샘플이 도착하면 마플샵에 준비된 굿즈들을 우선적으로 오픈해 볼 예정입니다. 


 아참 가을이 지나가고 있어요. 날씨가 급격히 추워진 느낌이 들었는데 뉴스에서는 올해가 너무 따뜻해서 낙엽을 볼 수 있는 시기가 늦어졌다 하더라고요. 기후변화로 늦게 물든 가을이라는 문구를 보고 마음이 괜히 아팠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물든 낙엽들은 너무나 예뻤고요. 낙엽을 지나올 때 나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도 좋았습니다. 잠시나마 도시에서 이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붕어빵과 호빵의 계절이 돌아온 것도 저의 설렘에 작은 불을 지폈네요. 추위에 약한 타입이라 겨울이 무섭지만 겨울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는 좋아해요. 밖이 추우니 더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고요. 다가오는 계절을 마주하고 느끼는 시간은 소중해요. 바쁜 와중에도 늘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건 계절의 흐름을 느끼는 것과 계절음식을 챙겨 먹는 것입니다. 따뜻함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와 좋습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몸과 마음을 따뜻이 지내세요. 저는 다음 주에 에피소드 한가득 들고 또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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