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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ON 다온 Dec 14. 2024

14. 꿈 그거 꼭 있어야 하는 건가요?

-AKMU(악뮤), 후라이의 꿈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묻는 질문 중에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은 무엇일까내 추측이지만 아마도 너는 뭐가 되고 싶어?’가 아닐까내가 어릴 때는 그랬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그런데 그런 질문을 듣고 자란 어른이라면 아무래도 묻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릴 때 나는 뭐가 되고 싶었는지 생각해 보면 언젠가는 간호사였다가 선생님이었다가 그랬던 것 같다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뭐가 되고 싶은 게 중요한 건가 생각했다그래서 장래희망을 적을 때면 그냥 선생님이라고 적었던 것 같다그리고 마지막 중학교 생활을 할 때는 글 쓰는 한문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그러니까 그때도 나는 글을 계속 쓰고 싶어서 교사라는 직업을 생각했다글을 쓰고 싶어서 바리스타를 선택한 것처럼제일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못해서 차선으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것은 그때부터 그랬나 보다.    

  

 어릴 때는 실현되기에는 터무니없는 것이 꿈이라고 말해도 아유 그래멋있다!’하고 귀여워해 주는데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점점 그 꿈이 정말 실현 가능한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왜냐하면 이제는 그 꿈이 곧 나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꿈을 말하는 이들에게는 너 정말 할 수 있어?’라며 노력하기도 전에 겁을 주기도 하고 꿈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하고 싶은 게 없어생각해야지.’라며 타박 아닌 타박을 하기도 한다아직 어른이 무엇인지도 감이 없는 이들에게 어른의 무게를 짊어지게 하는 것은 아닌 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한문 교사를 꿈꿨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재미있어서’ 

한자한문이 재미있었다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또래들보다 한자를 잘 쓴다고 칭찬을 자주 해주셨고졸업식 날에 한자를 잘하니 계속하라고 말씀해 주신 것이 계기가 되어서 계속하다 보니 정말 재미있어졌다그래서 나는 중학교를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한문 교사를 꿈꿨다나는 다른 과목에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한문 과목은 재미를 느낀 것이다그렇게 한자 자격증 시험을 보면서 준비했다그래서 중학교 졸업을 앞뒀을 때 반 친구들은 특별히 무엇을 하고 싶다고 정해진 것이 없는데 나는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을 부러워하고는 했다하지만 꿈을 가진 자도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꿈까지 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사실 어려움보다 불안하고 무서웠던 것 같다이렇게 해놓고 이루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그런 실패의 대한 불안감그걸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안고 있었다그리고 결국 나는 한문 교사는 되지 못했다꿈은 그런 것이다있는 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한문 교사라는 꿈이 어그러지고 불안했던 것만큼 힘들지는 않았다아마 나는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어차피 되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과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꿈이라는 것이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개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나는 성인이 되어서야 하게 되었다꿈이 어릴 적에는 거창하게 느껴졌는데 어느 정도 어른이 되고 나니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 것 같다자신을 당당히 내보이며 잘하고 싶고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그런 면에서 이제 내 꿈은 글 쓰는 바리스타가 맞다     


고래도 사랑을 찾아 파도를 가를 거라고

하다못해 네모도 꿈을 꾸는데

아무도 꿈이 없는 자에겐 기회를 주지 않아

하긴 무슨 기회가 어울릴지도 모를 거야

무시 말아 줘요 하고 싶은 게 없는걸

왜 그렇게 봐 난 죄지은 게 아닌데

난 차라리 흘러갈래

-AKMU(악뮤), 후라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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