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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 May 23. 2023

저축왕 남편 vs 소비요정 아내

만족의 기준 1

저축왕 남편과 소비왕 아내라는 타이틀에서 ‘소비왕 아내’를 맡는 내가 어떻게 보면 조금 더 불리해보일 수 있으나 당당하게 이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저축이 꼭 좋은것만은 아니고, 소비가 꼭 나쁜것만은 아니기에 이 두 단어를 극단적으로 분리하고 싶진 않아서이다. 그럼 서운할 사람 한둘이게? 그러나 이 두 단어는 결국 한 단어 아래에서 응집되는데 그것은 바로 ‘돈’. 이 ‘돈’때문에 결혼이라는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고민하는 사람도 많고, 자녀계획 이라는 갈림길 앞에서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다행히 우리 부부는 결혼이라는 갈림길은 무사히 지났으나, 자녀계획이라는 갈림길 앞에서 ‘돈’에 대한 가치관으로 종종 말다툼을 하기도 한다.


타이틀에서도 보이듯이 남편은 돈에 대해 조심스럽게 다루는 한편, 아내인 나는 그렇지 못하다. 참고로 나는 직업도 직업인지라 꽤나 빠른 수긍과 인정을 하는 편. 남편이 나보다 낫다. 아무튼, 한가지 우리가 좀 더 근본적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남편은 무엇이 그렇게 부족해서, 무엇에서 그렇게 만족하고 싶어서 돈을 모으는걸까?

아내인 나는 무엇이 그렇게 부족해서, 무엇에서 그렇게 만족하고 싶어서 소비를 하는걸까?


우리 부부는 소개로 만났는데, 처음부터 서로가 잘 맞았다. 싸운적이 없었다. 흔히 말해 싸울  ‘껀덕지’도 없었다. 술, 담배, 게임, 친구 모임등을 즐겨하지 않는 부부니까. 그러나 우리가 처음으로 싸우고, ‘결혼’이라는 것을 선택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헤어질뻔한 적이 있었다. 바로 ‘돈’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좀 우스운데,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많이 낮았던 그 때에 좀 더 대출을 받아서 더 좋은집으로 이사를 가자는 의견과 그래도 대출은 위험하니 우선 차근차근 가진 돈 안에서 키워나가자는 의견의 치열한 대립이 있었다. 누가 어떤 의견인진 말 안해도 보이리라.


우리가 신혼집을 마련했을때에는 부동산시장이 굉장히 뜨거웠을때고 전세값도 하늘 모르게 치솟았을때이다. ‘오늘 집값이 가장 싸다’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뜨거웠었다. 모든 이들의 화두였다. 우리는 당장 있지도 않은 미래 자녀의 계획까지 이야기하며 그놈에 ‘집’이 뭐라고 그놈에 ‘돈’이 뭐라고 연애기간동안 안싸운 싸움을 몰아 싸웠다.  


결국, 극적인 타협을 보아 지금은 작은 구축아파트의 전세로 잘 지내고 있는데, 지금와서 말하지만 남편한테 참 감사하다. 그때 내가 ’보태보태병‘에 걸려 ’조금만 더 이렇게 했으면 이렇게 할텐데, 이 돈 줄 바엔 좀 더 돈 주고 이렇게 할텐데‘라며 만족하지 못하고 나의 고집을 계속 주장했더라면 우린 지금쯤 여러모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만족의 기준점이 조금만 더 낮았다면, 서로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내는데에 에너지를 덜 쓰지 않았을까 싶다. 정작, ‘정신건강사회복지사’라고 하는 나는 나의 정신건강 기준점을 너무 높게 잡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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