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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Jun 03. 2023

유럽의 중년 남성과 동남아 소녀, 그 만남에 관해




*


남과 여, 중년과 청년

동남아 습과 열로 가득한 낮을 보내는

뜨거운 그들이 듬성듬성 보인다.     


얼굴이 허옇고 머리는 노란데 곧 흰 머리로 가득할 남자는 영어를 하고,

얼굴은 검브라운인데 머리는 새카만 볼 살 많은 여자는 영어를 할 수 있다.


둘은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나는 영어를 할 수 있어, 둘의 대화를 알아듣게 된다.     


시덥잖은 말이 오고 간다.

때문에 알 수 있다. 흠, 애인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안 친하군.

그들에겐 거리가 있다. 낯선 장막이 둘 사이를 가리고 있다.     


둘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남자는 커피숍을 배경으로 여자를 카메라에 담고,

등 파인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는 몸통을 비틀어 형이상적 자세를 취한다.

나는 보지 않는 척 곁눈으로 그런 둘을 보았다.

그리고 생각한다.



뭘까, 저 관계는.   



끝내 묻지 않았으므로, 유한한 자기 시간을 서로에게 내어 주는 것이

그 둘에게 어떤 의미일지 알 수 없다.

하여간 이것만은 알아버렸다.     


둘의 만남은 의미로 가득하다.

호감, 애정, 유희, 동의, 뭐든, 그래서 남자는 여자를 만났고 여자는 남자를 만났다.     

어쨌든 그래서 오늘 그들은 둘이 될 수 있다.

일방이기에 가능한 만남은 없다.







*작가의 말


최근 출장차 태국에 다녀왔습니다.

이는 가서 관찰한 것을 끼적여 놓은 글 중 하나입니다.

이따금 하나씩 꺼내 보이겠습니다.


대신






좋아요를 부타캥!>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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