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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Oct 05. 2023

술술 읽히는 글? 이렇게 써봐!


책 5권을 낸 작가이자 글방지기 손은경 입니다.



한 번도 글쓰기 배우지 않았던 이들에게 쓰기에 관한 제 모든 통찰을 이해쉽게 전달함으로 글쓰기 자신감을 심어, 뭇 쓰고 싶은 모든 것을 글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글과 책 쓰기에 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얻어낸 저만의 통찰을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글방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는 오마이뉴스와 네이버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33522



아시겠지만 저는 글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한 1:1로 진행하는 섬세한 글쓰기 멘토쉽을 하고도 있는데요.



수업 중 멘티씨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으니?



글쓰기 고민 베스트 3


3위 : 글을 재미있게 쓰고 싶어요, 어떻게 하죠 작가님?
2위 : 글의 구조 세우는 게 어려워요, 어떻게 하죠 작가님
1위 : 술술 읽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어떻게 하죠 작가님?



글쓰는 여러분 고민과 일치하나요?



그렇습니다.

1위가 바로 '술술 읽히는 글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테죠.



어떤 글은 굉장히 쉽고 빠르게, 그래서 라면 면 치기하듯 호루룩 빨려 들어갑니다.

반대로 지지부진, 한 문장 넘어가다가 숨차서 주저 앉게 되는 글도 있죠.



준면치기


본인도 아셔서 그럴텝니다.

독자로서 자신을 기쁘게 만든 글은 바로 전자였으니까요.



그래서 술술 읽히게들 쓰고싶어 합니다.

게다가 술술 읽히는 글에는 숨겨진 장점이 있었으니, 뭘까요?



술술 읽히는 글의 장점 3가지

손은경



첫째, 글에 속도가 붙는다           

둘째, 글에 속도가 붙으면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셋째, 읽는 재미가 생기면 글을 끝까지 읽게 된다          



스피디하게 읽히기만 해도 글에 텐션이 생깁니다. 때문에 작가는 부러 엑셀레이터 밟아 글에 속도를 내기도 하고요.



마찬가지로 속도가 붙으면 읽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왜일까요? 속도감에 나도 모르게 글에 빨려 들어가요.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글 몰입한 자신을 만날 때 우리는 그 자체로 즐거움을 느낍니다. 본디 몰입의 본질이 그러하니까요.



마지막으로 읽는 재미가 붙으면? 글은 끝까지 읽히게 됩니다. 작가입장에서 이만한 기쁨은 없습니다. 종국엔 끝까지 읽게하려, 작가는 제목부터 마지막 문장을 짓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술술 읽히는 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사실 여러 조건이 있기는 합니다.



술술 읽힌다, 즉 빠르게 읽힌다, 그러기 위해 쉽게 써야 한다, 문장이 짧아야 한다, 논리적 비약이 없어야 한다(갸우뚱하는 사이 독자 멈칫), 인과관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독자 기대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한 번에 하나씩 제대로 배워가자구요.



오늘은 개중에도 '문장이 짧아야(단문)'를 이야기 하겠습니다.

사실 이야기라기 보다 장문이 어떻게 단문이 되는지 직접 보여드리려고 해요.



단문 사전의미는
'동사를 하나만 가지는 문장'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최소 의미 단위 문장'이라고 해둡시다

(그게 결국 동사 하나이려나요?^_^)

손은경



준비 되셨지요?

레쓰고!



글쓰기 초보를 위한 문장 활용에 멘티님 허락을 득하였습니다



예시를 데리고 왔습니다. 멘티씨가 보낸 문장 한 줄인데요.

같이 읽어 볼까요?



작정하고 글을 써야겠단 생각에···

(다소 매우 깁니다만)



여기서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 급히 질문.



"(때로)장문이 주는 갑갑함을 느끼셨습니까?

읽는 속도가 얼마나 더딘지도요?"



글은 '감(sense)'이 반 이상 역할 합니다. 못 느끼겠다면, 어서 느끼고 오세요. 다시 읽고 오기!



장문 > 단문으로 고치는 방법?



느낌이 살살 왔다면 지금부터는 장문을 단문으로 고치는 방법에 대해 보여드릴 겁니다.

잘 보시고 하나씩 따라해 보세요.



※ 단문으로 쓰는 습관이 들기 전에는 평소와 같이 장문으로 쓰되, 아래 방법 이용해 단문으로 고치면 됩니다. 





먼저 이를 단문으로 자르기 전에 1) 의미 단위로 슬래시(/) 표시합니다.

이는 단문 처리하는 기준이 되는 문장입니다. 간단해요.





의미단위로 나누었다면, 이번엔 앞서 슬래시(/)한 부분을 싹둑 잘라버립니다.

그 다음엔 2) 자른 부분을 문장으로 매듭지어요.

문장으로 매듭지으려면? 간단히 말해 '~다.'로 마무리 하면 됩니다.



처음엔 어색할 수 있습니다.



'엇 문장이 너무 토막난 느낌인데 괜찮나?'



할 수 있는데요. 이런 문장은 처음이라, 말 그대로 '어색해서' 그럴 뿐입니다. 괜찮습니다. 오히려 글 꽤나 쓰는 작가는 얄짤없이 끊어 칩니다. 왜냐고요? 술술 읽히려고요, 읽는 재미를 부여하려고요. 박종인 기자 <기자의 글쓰기>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단문으로 처리하니 어떤가요? 처음 문장에 비해 굉장히 잘 읽히죠? 빠르게 읽히고요.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미 잘라낸 문장을 더 짧게 처리할 수 있거든요. 글에도 '경제성'이 통하여 쓰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 전달되면, 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이는 곧 불필요한 쓰임이 됨).



그러니까 3) 문장에도 불필요한 표현이 있다면 과감하게 삭제. 그럼 문장이 더 짧아 집니다. 짧아질수록 글은 더 빠르고 쉽게 읽힙니다.



이 문장에서는 두 부분을 살필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 문장에 보면 동사가 두 개 보입니다. 써야겠다-생각했다. 이를 하나로 줄일 거고요. 두 번째 문장에 보면 멘토링-수업 이라는 중복 표현이 있습니다. 이 또한 하나로 줄여보죠.





4) 생각했다 - 삭제

5) 수업 - 삭제



써야겠다는 첫 문장의 핵심같아 살리기로 했습니다. 대신 생각했다를 삭제하기로 했는데요. 여러분 문장에 '생각했다'라는 표현 꽤 많이 나올 겁니다. 그런데 있지요.



여러분이 쓴 모든 문장은 다 여러분의 생각 기반입니다.

의미 전달을 위해 반드시 써야하는 게 아닌 한, 생각에 생각을 더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번째 문장 '멘토링'에는 수업이나 배움 개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연이어 '수업'이라는 단어를 추가했죠? 이는 '역전앞'처럼 '역앞앞'이라는 중복의 한 형태입니다.



하여 '수업'을 삭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쯤 멈춰도 되지만···

욕심껏 하나 더 볼까요?^_^



위에 보면 하늘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있습니다. 부사, 형용사처럼 수식하는 표현입니다.


이는 안 써도 되면 안 쓰면 좋습니다. 왜냐고요? 글이 치렁치렁 늘어지니까요(다시 말하지만 안 써도 의미 전달이 되면). 글을 속도감 있게, 짧게 짧게 치고 나가려면 삭제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럼 삭제해 볼까요?





'진심'을 삭제해서는 의미 전달이 되지 않아 삭제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최종 완성.



어떤가요?

(감상은 여러분 마음에!)





칼럼을 마치며,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사항이 있습니다.



'단문'이 좋다하여 '단문'만 써야 한다고 오해하는 분이 있습니다.

부러 끊어쓰고, 잘게 토막난 글을 보며 그제야 만족합니다.



그런데 있지요.



누군가의 주장은 일부로서는 맞지만 전체로서는 맞지 않습니다.

'절대적'이라 진리가 되지 않고야, 모든 주장이 그러합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던 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본질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글쓰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독자를 배려하며 씁니다. 그게 본질입니다. 겉으로는 '잘 쓰고 싶어' 이 칼럼을 읽었겠지만, 결국 우리 글은 독자의 마음을 얻었을 때 효용을 발휘합니다. 그게 본질입니다.



독자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함이라는 것,

그러려 쓰는 단문은 하나의 방법론에 지나지 않다는 것. 이게 바로 본질입니다.



때문에 단문만 옳지 않습니다. 필요하면 장문도 쓰는 겁니다.

오히려 단문과 장문이 적절히 섞일제, 글에 리듬이 형성되기도 하니까요.



그나저나 오늘도

제 설명이 충분했으려나요?






- 공지 사항-


1) 글쓰기 멘토쉽 관련 :

금일 중 공지 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공지 없이 개인적으로 연락 주신 분 한정으로 진행해 많은 궁금증이 있으셨을 테지요. 자세한 수업 방식 및 우리의 지향점 등 안내하겠습니다.


2) 글 쓰는 지성을 위한 독서모임 [일월일권] 10월 31일(화) 모입니다.

이번엔 에세이 입니다. 보통 에세이 쓰실 여러분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에세이 쓰기의 진수, 같이 만나러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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