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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Sep 17. 2020

"야 이 돼지새꺄!"

도로 사이에 끼고 길을 걷다 반대편 남과 남 싸우는 모습이 목격됐다.

남1은 오십 중반, 남2는 사십즈음으로 어렵지 않게 추정 가능했는데,

주변 사십, 오십 아저씨가 딱 그렇게 입고, 어딘가 그런 풍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년의 남과 남은 언성을 높였다. 서로를 향해 "씨"와 "발", 가끔 "놈아"를 외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말릴 생각 없어 가던 길 걷는데, 남1의 처절한 외침이 우릴 멈추게 했다.



"야 이 돼지새끼야!"



적당히 큰 덩치를 가진 남2를 향해 남1이 소리쳤다.

초1의 내가 떠올랐다.


"해삼, 멍게, 말미잘, 빵꾸똥꾸, 퉤퉤콩."


7살짜리가 쓰던 놀림과 무엇이 다른 50의 돼지새끼일까.

누가 누구를 가르친다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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