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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히 Feb 29. 2024

그놈의 원칙이 뭐길래(중)

보건소 민원 접수

직원 1: 보건소예요. 말씀하세요.

슈히: 네, 병원 불만 신고하려고 전화했는데요. 여기로 연결됐어요.

직원 1: 담당자는 자리에 안 계신데, 일단 얘기해 보세요. 제가 전달해 드릴게요.

슈히: 2월 13일 화요일에 전화로 연세 가정의학과 의원에 문의했어요. 점 제거 시술을 받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병원 측에선 일단 의사와 상담 후 진행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지난 2월 17일 토요일에 병원에 갔어요. 그런데, 그날 시술 안 된다는 거예요. 왜 안 되냐고 물었더니, 월요일과 토요일엔 환자가 많아서, 바쁘니까 시술을 안 한대요. 하지만, 그날 손님이 1명도 없었어요. 황당했죠. 전화로 문의하고 왔다고 하니까, 그런 안내를 한 사람이 없대요. 그럼, 저는 귀신이랑 통화한 거예요?

직원 1: (웃음)

슈히: 어이가 없잖아요. 융통성을 발휘해서, '원래 토요일엔 점 제거 시술 안 하는데, 바쁘지 않으니까 시술해드릴게요.' 이러면 서로 좋잖아요!

직원 1: 그렇죠.

슈히: 아예 의사도 못 만나고, 다른 병원 가서 점 제거했죠. 없는 시간 쪼개서 간 건데, 다른 병원이라도 가야 하잖아요. 다른 병원에선 정상적으로 진료받고, 바로 시술했어요. 점 제거하는 데 1분도 안 걸리거든요? 과거에도 점 제거 시술을 받은 적이 있어요. 한 번에 점이 안 없어져서 간 건데, 너무 황당한 거예요!

직원 1: 일정에 맞춰서 간 건데,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슈히: 2월 19일 월요일에도 통화했는데, 너무 답답한 거예요! 손님이 하나도 없는데, 원칙을 깰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손님이 하나도 없는데! 제가 이상한 거예요?

직원 1: 아니죠. 

슈히: (한숨) 세상에. 저는 똑같은 얘기 3번 한 거예요. 간호사 2명, 그리고 의사한테. 근데, 대답은 똑같아요. 제 시간만 아까운 거잖아요.

직원 1: 거기 피부과 아니죠? 일반 의원이죠?

슈히: 네. 그냥 의원이요. 가능하다고 해서 간 건데, 그렇게 안내한 사람이 없다고 하고. 저만 이상한 사람 된 거잖아요.

직원 1: 직원이 많다 보면, 본인이 상담을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 안 하는 경우가 있어요.

슈히: 저만 억울하잖아요! 의사가 말하길, 본인이 글세 시간당 평균 환자 15명을 진료한대요. 근데, 그날 손님이 1명도 없었다니까요?

직원 1: 속상한 부분이 있을 거예요. 나 같아도 그랬겠네요.

슈히: 그 병원에서 예전에도 점 제거 시술받은 적이 있어요. 그땐 그런 거 없었어요. 그냥, 바로 해주던데?

직원 1: 어쨌든, 불만스러운 거잖아요.

슈히: 제가 이렇게 민원 넣어도, 의사는 콧방귀도 안 뀔 거예요. 제 입장에선 이렇게라도 해야, 병원 측에서도 환자 입장을 깨닫겠죠. 기분이 나쁘니까, 다신 그 병원에 안 갈 거예요.

직원 1: 그래요. 그 병원을 안 가면 돼요.

슈히: 맞아요.

직원 1: 맛집도 맛있고, 친절하니까 손님들이 소문내잖아요?

슈히: 다른 병원 가서 점 빼느라 84,000원 결제했네요. 그냥, 손님 놓친 거죠, 뭐!

직원 1: 그렇게 생각해요. 나도 시간 내서 간 건데, 억울한 부분이 있기야 하죠.

슈히: 담당자한테 전달해 주시고, 저한테 연락 주시겠어요?

직원 1: 네, 그럴게요.

슈히: 해결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직원 1: 오늘 중에 병원 측에 연락해 볼게요. 의료법 위반이 아니니, 우리도 부탁하는 정도예요.

슈히: 그쪽에서도 뭐라고 변명하겠죠. 우리는 원칙이 그렇다고. '안내를 잘못해서, 죄송해요.' 이런 것도 아니고.

직원 1: 미안하다는 말, 어지간히 안 해요. 담당자한테 전달할게요.

슈히: 고맙습니다. (다음 화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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