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 글투

브런치 오디세이아

by 수필버거

문장은 글을 짓는 벽돌이라고 한다. 글쓰기를 시작한 3년 전부터 최근까지 문장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질문을 잘해야 바라는 답을 얻는다. 나의 질문은 '어떤 문장이 좋은 문장일까?'였는데 어쩌면 잘못 짚은 질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요즘 한다.


단문을 강조한 글쓰기 책이 많다. 동의한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날렵한 문장이 나도 읽기 좋다. 어떻게 하면 좋은 단문을 쓸 수 있을까. 특정 작가의 문체를 따라 하기도 해 봤고 필사도 해봤다. 단문이라도 작가마다 결이 다름을 알았다. 짧아서 건조한 단호함이 있고, 짧은데 촉촉한 갬성도 있다. 벽돌은 굽는 작가를 닮 굽는 이의 감성을 담더라.


글쓰기를 시작하고 없던 버릇이 생겼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문장을 자꾸 고친다. 물론 머릿속으로만이지만 내 글 퇴고하듯 이리저리 수정을 하느라 읽는 속도가 느려졌다.


소설가 김연수는 퇴고를 토고로 부른단다. 토가 나올 때까지 퇴고를 반복한다고. 고쳐 쓰면 좋아지니까. 약속된 원고면 분량을 위해 문장과 문단을 추가하기도 하겠지만, 보통 퇴고는 줄이고 버리고 고치며 다듬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토고까지는 못하지만) 브런치에 올릴 글을 쓰면 몇 번 정도 고쳐 쓰는데, 분량은 어내고 부사는 날리고 조사를 바꾼다. 몇 번 고치면 문장은 점점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나의 고쳐 쓰기는 내가 읽기 불편한지 아닌지가 기준이다. 울퉁불퉁, 덜컹 덜컹이 없어야 마음이 편하다.

남의 글을 고치며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중언부언 싫어서 문단과 문장을 삭제하며 읽는 경우도 있고 조사와 부사에 까탈을 부리며 읽기도 한다. 내 글 다듬듯 고치며 읽는데, 역시 점차 짧아지는 쪽으로 흐른다.


새로 생긴 독서 버릇과 내 글 다듬는 과정을 보며 이건 스타일의 문제구나 했다. 내 스타일, 내 성향.

가까운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하는 말이, 읽다 보면 딱 내 말투란다. 그렇지. 성향이었어. 말투가 글투였어. 문체란 배우는 것도 아니고 도제로 익히는 것도 아닌 같다. 계속 쓰면서 자기(성향)를 발견해가는 여정.


질문을 바꾼다. '나는 어떤 문장이 편안한가?' 내가 기가, 읽기가 편안해야 내놔도 덜 부끄러운 글이 된다.

독자로 긴 시간 살면서는 짐작만 했던 성향을 쓰면서 이제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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