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뒤뜰에 앉아 커피 한 모금 마시다가 긴팔 가디건을 찾아 걸쳤다.
아침 기온이 많이 쌀쌀해졌다.
곧 겨울 닥치겠다.
플라스틱 의자도 차갑다.
이 자리에서 견뎠던 지난여름이 아득하게 떠오른다.
뜨거웠던 그 여름을, 알겠는데 모르겠다.
엄청 시레 더웠던 건 기억하는데 그 더위의 감각은 벌써 잊었다.
많이 남지 않은 내 여름 중 하나를 떠나보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애틋하다.
문득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닥쳤을 때 이러면 어쩌나, 걱정이 든다.
어찌어찌 산 건 알겠는데, 감각은 모르겠으면 어떡하나.
한기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