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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묵 Sep 09. 2019

자유로운 '연월차'가 어려운 이유...

아이러니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대부분의 기업은 그것이 힘듦니다.

http://www.jobkorea.co.kr/GoodJob/Tip/View?News_No=13900&schCtgr=120001&schTxt=%EB%B3%B5%EC%A7%80%EC%A0%9C%EB%8F%84&Page=1

잡코리아에서 조사한 가장 중요한 기업의 '복지제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그렇게 놀랍지 않은,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 43.5% )과 식사 제공( 25.7% ), 유연한 근무제( 16.1% )라고 이야기하고, 정기보너스나 경조사비, 자녀 학비 등은 각각 ( 15.4, 11.3, 10.6 % )라고 응답했다.


그런데, 실제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이 이렇게 많이 요구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실제 동작하기 어려운 것도 왜 그런지 가볍게 살펴보자.


실제,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이 가능한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대부분, 쉽지 않다.


1. 스타트업은 리소스가 너무 부족하다.


대표적인 것이 앱 개발자 1명, 서버 개발자 1명인 시스템이라면, 사실상 '연월차'의 사용은 거의 업무의 시작과 종료, 짬나는 때에만 가능하다는 결론이 만들어집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2.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이 정리되어 있지 못하다.


사실, 커버할 수 있는 범위의 서비스 개발이 일정하다면, 해당 담당자가 자리를 며칠 비운다고 해서, 큰 문제가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스타트업들은 구체적인 계획으로 서비스 개발이 동작하지 않으므로, 자리를 비우거나 하는 것이 매우 힘이 듭니다.


3. 개발이나 업무 프로세스가 잘 갖추어지지 않으면, 이 역시 어렵습니다.


동일한 직군의 동료가 한두 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업무와 대부분 다른 형태의 업무로 진행됩니다. 적절한 업무의 연관성으로 구성되어야 하는데, 이 역시 구성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4. 개발 중에 벌어진 데이터가 발목을 잡게 됩니다.


실수이건, 기획의 미스이건, 운영상의 이슈이건... 데이터가 꼬입니다.

고객은 아우성을 치고, 운영 부서는 대응이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개발부서는 진행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이 상황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안타깝지만, 버릴 것은 버리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하는데, 부서 간에 의견 충돌이 발생하면, 업무는 비비꼬이고, 이 문제는 잠재적인 부서 간의 틈을 만드는 일이 됩니다.

결국, 업무의 연관성이 발목을 잡아서,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은 어렵게 됩니다.


5. 일은 늘어나지만, 정리가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사람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일도 같이 증가하는 것이 대부분 비일비재합니다.

사실상, 사람이 늘어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 이슈는 기업이 충분한 이익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개발과 운영의 적절한 환경 구성으로 분리하고, 개발 조직 내에서 기민하게 움직이고, 영리하게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정리 정돈이 안 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냥, 조금 줄여주면 다행이죠.


6. 리소스가 적은 만큼, 업무 연관성이 너무 끈끈하다.


꼭, 내가 있어야만, 동료가 있어야만 이어지는 업무들이 대부분입니다.

이것을 단절하고 싶지만, 대부분의 조직이 100명 이하인 경우에는 업무들을 단절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적은 리소스와 스타트업은 이런 복지제도의 가장 중요한 자유로운 연월차가 힘든 것일까요?

아닙니다. 가능합니다.

다만, 가능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지켜야 합니다.


첫째. 직군과 부서 간 신뢰가 가장 중요함.


서로 믿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기획이나 업무들은 압축된 일정으로 만들어져 있고, 서로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밤새워 일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24시간 일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기획서가 부실하고, 빠진 것이 많아도 기획자들은 밀려드는 고객의 요구와 개발, 기획의 중간에서 업무 정리 정돈하느라 10분도 아껴가면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영업과 운영인력들은 항의하는 고객들의 엄청난 스트레스를 죽이기 위해서 자신들의 업무시간에서 최소한 할당하여 일을 줄이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도록 '신뢰'를 높여야 합니다.


둘째. 공평한 것이 아니라, 공정한 급여나 인센티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모두, 공평한 급여를 받고, 공평한 근무시간, 공평한 업무강도를 가지는 것이 좋은 조직이 아닙니다. 직군이나 부서, 시기와 상황에 따라서 각자 업무를 취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서로 간에 공정한 잣대와 기준으로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공정이란 공평하고 올바른 것을 의미합니다. 직무와 통합, 조정과 수직/수평적인 움직임, 명령과 관리의 형태, 외부 환경요인에 따른 구성과 변화, 각각의 특성과 규모에 따른 올바름을 기준으로 한 공평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직급도 다르고, 스톡도 다르고, 얻어가는 결과도 다릅니다.


하지만, 업무에 대한 배분과 형태, 조직의 관리자와 경영진들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당장의 어쩔 수 없음에 대한 이해와 공정한 선택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 프로덕트와 서비스 로드맵이 매우 치밀해야 합니다.


업무와 개발, 운영 등은 매우 치밀하게 운용되어야 합니다. 서비스의 단계별 진행과 예측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개발과 운영이 가능하도록 자리를 잡게 해주는 활동이 매우 효과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기획 역할을 담당하는 R&R상에서 서비스 기획과 개발 기획이 매우 긴밀하게 협조를 해야만 이러한 치밀한 계획의 구현이 가능합니다.


넷째. 적절한 리소스의 배분


1,2,3이 모두 갖추어진다고 하더라도, 결국 적절한 리소스를 배분하지 못한다면, 최고의 복지제도는 불가능하게 됩니다.

극단적으로 안드 1, iOS1이라는 식으로는 실현이 불가능한 제도에 해당됩니다.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리소스는 있어야 합니다.


다섯 번째. 책임지는 품질관리


각자 담당하고 있는 업무와 개발, 직무에 대해서 최소한의 품질에 대해서 보장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모든 품질을 100% 해소하는 방향으로 업무가 진행되면 곤란합니다. 대부분의 업무는 90% 정도만 의미 있게 동작해도 충분합니다.

나머지, 10%를 모두 끌어올리려면 정말 많은 리소스와 집중을 필요로 하니까요.


적절한 의사소통과 배분으로 책임을 지는 품질에 대해서 의미를 배분해야 합니다.


여섯 번째. 모두 완벽하지 않습니다. 구멍은 발생합니다.


완전한 리소스, 완전한 일정, 완전한 기획이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그것을 목표로 할 뿐이죠. 실수는 발생되고, 문제는 나타납니다.

다만,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입니다. 100% 완전한 기획서가 아니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기획자들을 이해해야 하고, 100% 완전한 개발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과 영업에서는 개발팀을 이해해야 합니다.

서로 그 전 단계 부서와 담당자의 업무를 커버하거나, 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 이를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나 업무 형태들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100%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각 부서 간에 의사소통의 문제나 항의, 다툼, 짜증스러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영진들도 인지해야 합니다.


상호 간에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서로를 믿어야 합니다.

구멍은 일단, 각자 최선을 다해서 메꾸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기획자는 불완전한 분석과 불완전한 시장 상황을 감안하여 기획서를 구성해야 하며,

개발자는 완전하지 않은 기획서를 보고 머리를 쥐어짜야 하고,

운영은 불완전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과 대응해야 합니다.


그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각 부서는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경영진과 대표의 확고한 의지.


의미 있고, 재미있으며, 괜찮은 조직문화는 유도하는 리더들의 생각과 실천을 통해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들이 가진 리더십...


결국, 의미 있는 복지제도의 실천은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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