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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gooni Dec 14. 2018

박사의 장단점

박사과정을 4년 동안 했다고 가정하면 석사과정 2년+박사과정 4년 총 6년이 필요합니다.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6년 차 회사원과 비교하여 장단점을 정리해봤습니다.

   

박사의 첫 번째 장점은 프로젝트 기획, 관리, 수행 경험을 모두 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박사과정 동안에는 전공분야에서 문제를 찾고, 연구를 기획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관리 및 수행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무슨 장점이 될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회사의 업무는 프로젝트들의 연속이기 때문에 먼저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길을 찾아갈 때 몇 번 가본 사람이 길을 찾는 것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길을 찾는 것을 떠올리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처음 길을 찾아갈 때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겠지만 몇 번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지도나 내비게이션 없이도 길을 찾아갈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처음 할 때는 당연히 다양한 문제들과 부딪힐 것입니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자원(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리더로서 업무를 할당하고 스케줄을 관리하는 방법,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 등에 대한 노하우가 쌓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입사 6년 차 정도 되면 대리 2년 차 정도 됩니다.


대리 2년 차에는 일반적으로 파트리더나 상사가 할당해주는 업무만 받아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박사들은 박사과정 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경험을 미리 쌓았기 때문에 주는 업무뿐만 아니라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입사 6년 차와 비교하여 높은 직급으로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첫 번째 장점인 프로젝트 관리 및 수행 능력을 인정하는 의미로 박사학위 소지자를 과장급으로 채용합니다. (최근에는 대리 말년 차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과장급으로 채용했으니 과장급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회사에 따라서는 박사 수당을 지급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따라서, 입사 시점의 직급과 월급만을 생각해보면 학사 졸업하고 바로 취직한 6년 차 직원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단, 6년 동안의 대학원 생활 동안 돈을 모으지 못하고 돈을 쓰기만 한 것은 비밀입니다.)

 

 

박사의 세 번째 장점은 직업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것입니다.


박사학위 소지자는 회사에 취직할 수 있지만 연구소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회가 있다면 교수의 길을 걸을 수도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박사가 되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있습니다.  


본인의 시간 여유와 능력에 따라 기업의 기술 자문을 할 수도 있고, 국가지원과제 평가업무(국가에서 연구비를 지원해주는 과제의 기술 타당성 평가)등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일들은 꼭 박사가 아니어도 가능하지만 박사학위가 있다면 좀 더 이런 업무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입사 후 6년 차 직원이 이런 일을 구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여 년 전에는 지금보다 박사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여기 나열한 장점들보다 더 많은 장점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예전만큼 많은 것을 누리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박사의 단점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첫 번째 단점은 사회생활 시작이 늦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 장점에서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하긴 했지만, 박사과정으로 있는 6년 동안은 학비와 생활비를 지출해야 합니다.


남성 기준으로 군대를 제대 후 학부를 졸업하고 6년의 시간이 흐르면 보통 30대 초반이 됩니다.


30대 초반이 되도록 돈을 벌어서 모으지는 못할망정 많은 돈을 학비로 투자해야 합니다.


물론 어느 지도교수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학비와 생활비 지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지불해야 하는 학비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공대는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학비 + 인건비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부양하면서 넉넉하게 살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는 것은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단점은 진출할 수 있는 전공 분야가 좁아진다는 것입니다.


학부 졸업생은 갈 수 있는 전공 분야가 상대적으로 넓습니다.


전자과 졸업생으로 예를 들어보면, 반도체, 통신, 가전, 전기, 등 다양한 분야로 취직할 수 있습니다.


학부 때 이수한 과목에 따라 진출 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회사에서는 학부 때 배운 것보다 회사에서 배을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세부 전공 중 어떤 수업을 들었는지는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석사는 학사와 비교해 진출할 수 있는 전공 분야가 좁습니다.


같은 전자과라고 하더라도 석사 때 반도체를 전공했는지, 통신을 전공했는지, 전기를 전공했는지에 따라 갈 수 있는 회사 또는 부서가 제한됩니다.


물론 반도체를 전공했다고 하더라도 통신이나 전기 관련 회사로도 갈 수 있습니다만, 석사 때 배운 것의 100%를 모두 활용할 수는 없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사는 어떨까요?


박사과정 동안에는 세부 전공에 대해 더욱 깊게 배우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사과정 때 하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지원한다면 회사에서 채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회사에서 채용한다고 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다 펼치기 위해서는 새롭게 공부해야 할 것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사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전공 지식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박사과정 때 하던 것을 100% 똑같이 계속하는 경우가 흔한 경우는 아닙니다.

   

세 번째 박사의 단점은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다는 것입니다.


박사 하면 왠지 뭔가 알 것 같고 뭔가 잘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가 있습니다.


기대가 높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사과정 동안 잘 배워야 하고 더 고민해야 합니다.


내가 잘 못하면 지도교수님과 연구실, 그리고 학교 이름에 먹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겸손한 자세로 항상 조심하고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항상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긴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부족하지만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또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만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전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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