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hgooni May 04. 2023

기분이 반이다

기분좋게 함께 일하는 방법

기계는 적절한 입력을 주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적절한 결과물을 출력해 낸다.   


하지만 사람은 똑같은 일거리를 주더라도 그 사람의 건강 상태와 그날의 컨디션, 기분에 따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걸리는 시간과 결과물의 상태가 달라진다.   


컨디션과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일하게 되면 높은 집중력을 가지고 우수한 결과물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몸이 어딘가 아프거나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일하기 싫을 때 일을 하게 되면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 결과물 또한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기계는 그날의 기분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사람은 그날의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 너무 다른 결과물을 보여준다.  


기분이 반이다.  


사람들은 회사에서 주는 월급을 받기 위해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  


그러나 아무리 역할과 책임이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때는 내가 할 일을 뒤로 미뤄놓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내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늦게 하거나 안 하기도 한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부탁했거나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떠 넘겼거나 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다.) 일을 시키려고 할 때 최대한 일을 받지 않으려고 하거나 받았더라도 대충 해서 넘겨주려고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부탁한 일은 최대한 신경 써서 잘해주려고 한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부탁한 일은 아주 간단한 일일지라도 최대한 끝까지 어떻게든 미루다가 도저히 미룰 수 없을 때 인내심을 억지로 짜내서 일을 대충 해서 주는 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부탁한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때론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하더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처리하여 결과물을 기쁘게 건네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의 일은 받기도 전에 짜증이 나는데 어떤 사람들의 일은 계속해주면서도 행복함을 느낀다.  


우리는 어떤 사람들과 같이 일할 때 짜증이 나고 어떤 사람들과 같이 일할 때 행복할까?  


오늘은 금요일!


퇴근 후 집에 가서 짐을 챙겨 바로 여행을 떠날 생각에 들떠 있는 최 과장!


하루종일 놀던 김 부장이 퇴근 30분 전부터 무언가 하는 척 하더니 퇴근 10분 전에 갑자기 최 과장에게 가서 말을 건넨다.


최 과장은 친구도 별로 없으니 주말에 시간 많지?
주말에 쉬엄쉬엄해서 월요일 아침까지만 이거 정리해서 보내줘


자료를 열어봤더니 보내준 자료는 알아보기도 어렵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잘 이해가 안 되는 상태일 뿐만 아니라 그 일은 내가 해야 할일이 아니라 김 부장이 해야 되는 일이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짜증과 화가 솟구친다.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최 과장은 어떻게든 김 부장과 엮이지 않으려고 애를 쓸 것이다.


혹시나 피하지 못해서 일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일을 적당히 해서 넘길 방법만 고민하게 된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을 내가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을 할 때 기분을 나쁘게 하는 사람들의 예는 다양하지만,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기가 하는 일은 다 중요한 듯이 말하면서 상대방의 일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내 일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일은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자기 필요할 때만 친한척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
일을 넘기거나 시킬 때 나의 상황은 전혀 개의치 않고 급한 데드라인을 요구하는 사람
자기가 하기 싫은 배울 것이 하나도 없는 잡일을 떠넘기는 사람
당연하다는 듯이 일을 떠넘기는 사람
뭘해야 되는지 자신도 정리가 안되어 있는채로 일을 넘기는 사람
내가 할 일도 아닌데 나에게 떠넘기는 사람
일이 완료된 후 결과물을 넘겼을 때 당연하다는 듯이 받는 사람


반대로 일을 할 때 내 기분을 좋게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자신의 일이 중요한 만큼 내 일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나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사람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내가 고민해야 할 부분까지 최대한 고민한 후 나의 의견을 구하며 부탁하는 사람
나의 상황과 스케줄을 먼저 물어보고 언제까지 가능할지 물어보는 사람 (만약에 급하게 부탁하는 경우에는 먼저 미안하다고 하면서 상황을 설명해 주는 사람 - 이런 사람들은 이런 일이 끝난 경우에 고마움을 다른 때보다 더 표현한다.)
일이 끝나서 결과물을 전달했을 때 감사하다고 표현해 주는 사람
일을 부탁하면서 미안해하며 염치가 있는 사람
예전에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나를 도와준 사람 또는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 때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
일의 목적과 목표를 정확하게 설명해 주고 언제까지 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
단순 업무가 아니라 일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함께 일할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


해야 할 일을 주면서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나를 존중해 준다.


이런 사람들의 일을 부탁받았을 때는 내가 약속이 있거나 내 일을 해야 할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일을 하면서 짜증이 나기보다는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배움의 기쁨을 느낌과 동시에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동기부여 되는 이유가 다르고, 책임감이 다르지만, 기분 좋게 하는 일과 하기 싫은 일은 누구나에게 있기 마련이다.  


일은 일 자체의 범위, 양보다는 누구와 함께 일을 하는가, 누가 나에게 어떤 방법으로 일을 부탁하느냐에 따라서 일의 행복도와 성취감이 달라진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일을 줘야 할 때 또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때 나는 일을 어떻게 부탁하고 할당하는가?  


일을 부탁하기 전에 내가 먼저 정리가 되어있는가?


꼭 부탁해야 하는 일인가?


내가 나의 시간과 일을 존중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나 또한 그들의 일과 시간을 존중하는가?


나는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가?


일은 사명감으로 하기도 하지만, 일은 기분으로 한다.  


일을 주면서도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다면 상대방과 기쁘게 일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급하게 빨리 해야 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에만 집중해서 상대바의 기분을 망치면 일도 늦어지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한번 더 생각하고 배려함으로써 상대방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해줄 수 있다면 아무리 지겹고 하기 싫은 일이라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


기분이 반이다.


나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이.제.왜.요? MZ3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