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내가 새벽길을 나섰던 이유

by 여렌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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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 10년 전, 내가 이 길에 처음 나섰던 날을 생각합니다.


그전까지의 나는 늦잠을 즐기고, 좋아하던 옷을 사던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의 수납장은 고양이 사료와 약봉투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길고양이들의 삶을 위해, 나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밥을 주는 행위는 좋은 기억보다 안타까운 상황, 누군가의 욕설이나 폭언에 더 쉽게 노출되는 일이었습니다. 때로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견디기 힘든 순간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셀 수 없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냉대와 혐오가 오히려 나에게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겨울이 오면 나의 안위보다 추위 속에 떨고 있을 아이들이 떠올라 잠을 설쳤습니다.


후원만으로는 안 되었습니다. 당장 내 눈앞에 있는, 나의 동네 아이들을 위해 직접 움직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새벽길을 나섭니다.


누군가에게는 지치는 일상이겠지만, 나는 이 길 위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아이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모습, 내가 놓아둔 밥 한 그릇이 그들의 삶을 하루 더 이어가게 한다는 그 감각이 나를 살게 합니다.


이 책은 그렇게 10년 차에 접어든 나와 길고양이들의 삶에 대한 기록입니다.


오늘도 나는, 보다 나은 길고양이들의 삶을 위해 이 새벽길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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