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sbesos Sep 29. 2019

빗소리가 좋은 건

빗소리가 촤- 하고 세차게 들리는 날엔

"아 축축 처진다"라는 98%의 볼멘소리와 2%의  "좋다"라는 반응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후자에 속하는 나는 다수의 목소리에 반하기 싫어 마음속으로만 격하게 비를 반긴다.

"왔구나"

"어서 와 덕분에 시원하구나"

가만히 창밖을 보며 구경하고픈 마음에 한달음에 창가에 다가간다. 집 앞 공터의 풀잎도 건조했던 아스팔트 바닥도 촉촉이 젖는다. 텁텁했던 먼지가 다 가라앉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쩌면,

세상의 시름, 걱정거리를 잠시 잠깐 씻겨 내려 그리고 잊게 해서인가보다


경적소리, 공사 소리가 모두 멈춰지고 빗소리 세상을 덮, 온전히 빗소리로만 내 귀 가득 채울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가끔은 쉬어가라고 풀냄새를 맡아보라고  오나보다, 비가. 세차게 오늘도..

쏴-아

이전 05화 발자국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