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여기 장마가 오기를 걱정으로 기다리는 이들이 있어.
개미들.
조조의 집을 둘러싼 풀밭 여기저기엔 하늘을 향해 뻥 뚫린 지붕도 없는 집에서
잘도 사는 친구들이 있지. 너무 많아 누가 누구인지 알 수도 없이 정신없는 친구들이
유일하게 걱정하는 건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장맛비야.
조조는 창밖으로 흐려진 하늘과 개미들을 주시하고 있었지.
이미 개미들은 대이동을 시작하고 있었어. 한 줄로 대열을 만들기 시작한 개미떼들이
출발을 하려고 했어. 조조가 집 밖으로 나와 누군가를 찾고 있었어.
가늘고 긴 줄기에 다섯 개의 잎이 달린 풀 아래, 개미집을 첫 번째로 빠져나오고
있는 병정개미가 보였어. 조조는 개미들을 밟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병정개미에게 다가갔어.
인사를 먼저 건넨 건 이제 막 집을 빠져나온 병정개미였어. 이봐 조조, 잘 있어.
이제 떠나면 장마가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을 거야.
조조가 손끝에 가지고 있던 아주 작은 알갱이를 병정개미에게 내밀었어.
선물 같은 거니? 병정개미가 조조에게 물었어. 아마 그런 것 같아. 조조가 대답했어.
난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개미가 말했어.
난 내가 무엇을 줄 때 되갚아 받는 걸 바라지는 않아. 조조가 대답했어.
구름 속에서 우르르르 소리가 나기 시작했을 때 병정개미와 조조는 작별 인사를 하고
멀어졌어.
장마가 끝나면 돌아와 조조에게 선물을 해야지. 병정개미는 걸으며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