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작은 집

붉은여우의 앞치마

붉은여우에게는 사치스러운 마음이 있었어.

자랑하고 싶고, 마음에 들면 꼭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 했지.

붉은여우는 앞치마를 너무 좋아해서 색깔과 무늬가 다른 앞치마가

수십 장이나 있어. 붉은여우의 털은 빛나도록 반짝였지만 그것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앞치마를 사고 또 샀어. 조조가 여우 집에 놀러 왔을 때였어.

함께 냉이 국수를 먹고 붉은여우가 설거지를 하려고 할 때였지.

붉은여우가 조조에게 물었어.

조조, 설거지를 하려고 하는데 어떤 앞치마를 입고 할지 골라주지 않을래?

조조의 고개는 끄덕여지고 있었어. 

붉은여우가 서랍에서 열 벌도 넘는 앞치마를 꺼내서 조조 앞에 늘어놨어.  

조조는 붉은여우가 좋아할 앞치마를 골라주고 싶었는데 자신이 없어.

지금 입은 앞치마도 예뻐, 붉은여우. 조조가 말했어.

조조. 붉은여우가 조조의 이름을 나직이 불렀어.

나는 예쁜 것을 좋아해. 여우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말했어.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거야, 조조?

조조, 내가 어릴 때부터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했던 건 너도 잘 알 거야. 이 색깔을 봐. 이 무늬를 봐.

비슷해 보이지만 다 달라. 그게 중요한 거야. 꼭 한 가지를 골라야 해.

붉은여우는 간절한 눈빛으로 조조를 봤어.

픽. 조조가 웃었어.

픽. 붉은여우가 웃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