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감기
조조의 작은 머리가 아침부터 뜨거워.
깨어 일어나려고 했을 때 머리 쪽에 난 털을 누가 잡아당기는 것 같았어.
어깨를 일으키려고 할 때 끙소리를 내야 했지만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어.
몸이 아프구나. 조조가 말했어.
떡갈나무 23번지 이웃들 중에 가장 먼저 일어나 아침체조를 하는 조조의 모습이
앞마당에 보이지 않았어.
아침 8시에 자전거를 타고 일을 하러 나가는 고슴도치 아저씨는 무슨 일일까 궁금해하며
조조의 문을 두드렸어.
똑똑. 똑똑.
대답하는 소리가 나지 않자 조조의 대문을 살짝 열었어.
삐그덕 소리에 조금 놀랐지만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지.
부엌을 지나 안쪽 방에, 침대 위에, 아직도 누워있는 조조를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갔어.
조조의 얼굴이 평소와 다르게 부어있고 아파 보였어.
고슴도치 아저씨는 수건에 물을 적셔 조조의 이마에 올려놓았어.
3층 다람쥐 할머니에게 전화해 조조가 아프다는 걸 알렸지. 그리고 다시 출근길에 나섰어.
다람쥐 할머니는 달콤하고 따끈한 깨꽃 수프를 끓여와 조조에게 먹였어.
아침에 한 번 먹고 점심에도 한 번 먹었지.
그 사이에도 젖은 수건을 빨아 바꿔가며 조조의 이마에 올려놓았어.
다람쥐 할머니는 오후 3시까지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4층 참새 부인에게 전화해
조조가 아프다고 말했어.
참새 부인은 아기가 낮잠 자는 2시 30분에서 3시 10분까지 조조를 돌봤어.
오후 4시가 되었을 때는 조조의 머리가 더 이상 아프지 않았고 일어나서 움직일 수도 있었지.
콧물이 살짝 나왔지만 아침과 비교해 훨씬 건강해졌어.
여전히 좋은 이웃들이 조조에게 있었어.
저녁 시간에도 한 번씩 조조에게 안부를 물었고 조조는 모두에게 일일이 대답했어.
고마워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