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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양수 Jan 28. 2018

너의 엄마 아빠와 마주 앉던 날

기쁘지만 어색한 시간, 상견례



지노는 꼭 한정식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침묵을 깰 수 있거든. 반찬이 여러 번 들어오면서 말이야. 하다 못해 ‘이것 좀 드셔 보세요.’ 같은 말이라도 해야지. 아니면 ‘이게 맛있네요.’라는 말이라도 꺼내고."  

“오~ 그럴듯한데?”


이 말을 들을 때만 해도 몰랐다. 무심코 들었던 친구의 조언대로 한식집을 예약한 게 진짜 힘을 발휘하게 될 줄 말이다.


오늘은 상견례 날. 


바쁜 일상 속, 미루고 미루다 양가 어른들의 일정을 힘들게 잡았다. 일정 잡는데만 집중하다 보니 이렇게 대면하고 나서 어떤 일이 펼쳐 질지 깊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양가의 어른들이 만나자, 그 어색한 타이밍이란 게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 


상견례라는 게 워낙 어려운 자리이다 보니 서로가 조심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공백이 문제였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말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상대 집안의 자존심을 세워 주면서 겸손하게 대하되 굳이 저자세일 필요는 없는 자리. 그러면서도 우리 집안에 대해 떳떳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어른들만의 은밀한 기싸움이 벌어지는 자리이기도 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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