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날」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아득하여라. 나 하나도 추스르기 어려운 날은

하루에도 들끓는 일천팔백 번뇌의 바람에

나뭇잎 한 장으로 날려가다 동댕이쳐지는 날은

캄캄하여라. 길 하나도 보이지 않는 날은

가는 길마다 허리 끊어진 허방다리인데

먹물 같은 어둠을 뭍혀 벼루만한 세상에 고꾸라지는 날은




2024.4.8. 날이 밝아오리라 기대하게 만드는 건 아득한 어둠 때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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