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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May 16. 2024

「동안거」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었다옹

장군죽비로 얻어맞고 싶다

눈 하나 제대로 뜨지 못하고 어둡게 앉아 있는

내 영혼의 등짝이 갈라지도록


안락의 답답한 표피 하나 못 걷고

유혹의 그 알량한 속껍질 속으로 기어드는

정신을 도래방석에 얹어 누가

도리깨로 두들겨주었으면 싶다


물을 맞고 싶다 수직의 날카로운 폭포를

칼날 같은 물끝으로 이 어리석은 육신을

얼음처럼 다 드러나 보이게

꿰뚫고 지나가주었으면 싶다




2024.5.16. 어지러운 내면의 세계를 바로잡고자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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