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었다옹
이 어스름한 저녁을 열고
세상의 뒤편으로 들어가 보면
모든 것이
등을 돌리고 있다
고요한 등을 돌린 뒷모습들이
차라리 나에겐 견딜 만해서
되도록 오래
여기 앉아 있고 싶은데
빛이라곤
들어와 갇힌 빛뿐
슬픔이란곤
이미 흘러나간 자국뿐
조용히 내 눈에는
찔린 자국뿐
피의 그림자뿐
흐르는 족족
재가 되는
검은
2025.2.18. 그 스산한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흩날리던 눈발이 엉겨 붙은지도 모른 체.
수상할 정도로 세상을 냉철하게 통찰하는 호랑이입니다.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