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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소묘4」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잊지 않았다


내가 가진 모든 생생한 건

부스러질 것들


부스러질 혀와 입술,

따뜻한 두 주먹


부스러질 맑은 눈으로


유난히 커다란 눈송이 하나가

검은 웅덩이의 살얼음에 내려앉는 걸 지켜본다


무엇인가

반짝인다


반짝일 때까지




2025.3.10. 녹아내릴지언정 영영 지워지진 않을 거란 믿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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