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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무엇인가 희끄무레한 것이 떠 있다 함께 걸어간다 흘러간다 지워지지 않는다 좀처럼, 뿌리쳐지지 않는다 끈덕진 녀석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떠나도 떠나지지 않는다 나는 달아난다 더 달아날 수 없을 때까지, 더 달아날 수 없어 돌아서서 움켜쥐려 한다 움킬 수 없다 두 팔 휘젓는다 움킬 수 없다 그러나 이따금

내가 홀로 울 때면

내 손금을 따라 조용히,

떨며 고여 있다




2025.4.7. 두둥실 떠돌던 구름이 내 맘에 닿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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