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저녁의 소묘 5」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죽은 나무라고 의심했던

검은 나무가 무성해지는 걸 지켜보았다


지켜보는 동안 저녁이 오고


연둣빛 눈들에서 피가 흐르고

어둠에 혀가 잠기고


지워지던 빛이

투명한 칼집들을 그었다


(살아 있으므로)

그 밑동에 손을 뻗었다




2025.4.15. 옅은 박동이나마 귓가에 전해지던 순간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서울의 겨울 12」 - 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