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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tain Life Dec 06. 2017

봉주르, 파리

sustainlife in Paris #1






파리 북역

Gare du Nord




 한 시간 반이 넘도록 연착된 비행기에 몸을 싣고 13시간을 날아 도착한 샤를 드 골 공항 (Charles De Gaulle). 연착만 없었더라면 파리의 노을과 조우했을지도 모를 아쉬움이 스쳐간 11월의 파리.



 파리 북역(Gare du Nord)은 프랑스 최대 역이자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기차역이다. 프랑스 전역뿐 아니라 유럽 곳곳을 운행하는 테제베(TGV)와 파리 시가지를 통과하는 메트로의 대부분이 북역을 거쳐간다.



예술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뒤섞인 파리의 모습이라면, 이미 몇 시간 전 공항에 비치된 피아노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꽤 정확한 튜닝이 이루어진 피아노의 아무개 씨의 연주에서 느낀 뒤다. 단지, 낯설었던 건 공항의 공공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선 5센트 따위의 동전을 지불해야 함을 깨닫고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일을 미룬 것.  



마침, 파리 전역엔 <Paris Photo>를 타이틀로 내 건 포토그라피 박람회가 한창이다. 역사 내부의 전시 풍경. 길 위의 여행객들과 전시 가벽이 자연스레 뒤섞인 풍경을 뒤로, 파리 북역의 비호 아래 있는 숙소로 향하는 길.




에어비앤비

Air bnb




수많은 옵션과 조건을 뒤로하고 리뷰가 단 2개 뿐인, 개설된 지 겨우 얼마 되지 않은 이 아파트를 선택한 건 내부의 깔끔한 화이트 월과 심플한 인테리어, 그리고 자연 채광이 주방과 넓은 욕조 때문이었다. 



아파트 프런트 문을 열면 아르누보 패턴 타일 장식의 로비를 지나 중앙 정원이 펼쳐진다. 소박하지만 정성스럽게 가꾼 싱그러움에 이끌려 정원으로 살며시 발을 들이자 1층에 사는 부인이 환한 미소를 머금고 다가와 상기된 어조로 말을 건넨다. 노래하듯 흐르는, 이토록 아름다운 언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우린 그저 환한 미소로 화답할 수밖에. 그럼에도 우린 부인과 꽤 오랜 대화를 나눴다. 정원이 아름답다는 표현을 '뷰티풀'로 밖에 답할 수 없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며.



 두 사람 그리고 캐리어 2개가 꼭 맞게 들어가는 작은 엘리베이터로 4층에 다다르자 눈 앞에 나타난 버건디색 현관문. 인기척에 버선발로 나온 이웃집 노부부는 마치, 오래된 친구와 조우하듯 우리를 반겼다. 



 테라스가 딸린 메인룸. 소파베드가 불편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낯선 이방인에게 포근하고도 편안한 잠자리를 내어 주었던. 



 웨민쥔(Yue Minjun)의 익살스러운 모사화가 걸린 복도를 지나.



일상과 예술이 자연스레 펼쳐진 투왈렛(toilette).



고풍스러운 옷걸이 스탠드가 놓인 현관 복도를 지나면,



여느 일상처럼 여행의 추억을 자연스레 쌓을 수 있도록 해 준 예쁜 부엌이 나타난다. 



하루의 피로를 미온수로 흘려보내며, 남은 여행을 재충전할 수 있게 해 준 욕실까지. 모든 게 낯설기만 한 여행자에게 안식처가 되어준 북역의 작은 아파트. 언제고 다시 마주했으면.



 



 파리에서의 첫 식사는 숙소 앞 5분 거리 빵집에서 사온 샌드위치와 타르트로. 




산책

Promenade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절로 눈이 떠진 새벽부터 온종일 여행지를 누빌 수 있으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파리의 아침.



 날이 밝은 뒤 다시 찾은 북역은 밤의 풍경과 사뭇 대조적이다. 조광의 산란으로 물든 푸른 하늘과 오렌지빛 직사광이 북역의 순간을 ‘인상’하고 있다.



쉴 새 없이 파리의 상공을 가르는 비행운,



 숙소 앞 마르셰에서 잔뜩 장을 봐 들고 부엌으로 향하는 길. 파리에서의 만찬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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