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ng natural

내추럴 와인 생산자, 무슈 필립 잠봉의 라이프 스타일

by 장보현










무슈 필립 잠봉 Philippe Jambon은 내추럴 와인 생산자다.


345A7768-2.jpg
345A7769-3.jpg


그가 만든 와인은 특유의 훈연 향으로 미각을 자극한다. 'Jambon'은 프랑스어로 햄을 뜻하는데 그의 성이 공교롭게도 Jambon이다. 귀여운 돼지 마크로 와인 라벨을 장식한 위트는 마치, 유럽 전통 철학 사조를 제 소양인 양 갖춘 무슈 필립의 정체성과도 같다. 정직하게 닳은 손톱과 얇게 드리운 손등의 각질에서 그의 삶에 대한 철학 그리고 자연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엿본다.



부부의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예쁘고 젊은 아이들은 시골의 청순함과 순진함 그리고 그 속의 깊이를 섣불리 가늠할 수 없는 천진한 매력을 풍겨온다. 양 볼을 서로 맞대는 프랑스식 인사는 낯선 이방인과의 거리를 단숨에 좁힌다. 그의 막내아들이 인사를 건넬 땐, 보드라운 솜털 가득한 풋 복숭아가 두 뺨에 와 닿는 듯한 환상에 사로잡혀 버렸다.


345A7773-4.jpg
345A7776-6.jpg
345A7864-25.jpg
345A7861-14.jpg
IMG_6959-24.jpg
IMG_6964-26.jpg


오래된 농기구, 아이들의 어릴 적 장난감, 밭에서 주워 올린 암모나이트, 흐드러진 들 풀, 가지치기한 포도나무 줄기의 더미와 장작, 깨어진 유리창에 덧대 놓은 테이프 조각, 모든 게 자연스럽게 제 자리에 놓여 있으며 흐트러 진 듯 정연하다.


Monsieur Philippe Jambon's_2017_France_Chasselas


being natural_2017_France_chasselas



11월의 늦가을이라 포도 수확은 이미 끝난 뒤. 정원 한 편에 놓인 자연스러움 그 자체인 토마토 더미에서 살며시 그의 텃밭이 궁금해 온다.


IMG_6953-17.jpg


수줍은 미소를 띠며 집 앞 돌담을 경계로 드리운 그만의 정원으로 이방인을 안내하는 무슈 필립. 가을 단풍에 쇠락한 포도 잎사귀와 흐드러진 식물의 군락이 아름답기만 하다. 간밤에 서리가 내려앉는 늦가을 기후에 경작 철이 지났으므로 더 이상 돌보지 않는다는 그의 텃밭은 오로지 자연스러움만이 줄 수 있는 황홀함 그 자체.


345A7846-7.jpg
IMG_6957-21.jpg


토마토를 지탱하기 위한 지줏대조차 자연의 일부인 양 거슬림 없이 밭과 어우러진 자연스러움.


345A7843-5.jpg
345A7844-6.jpg


저무는 계절의 문턱에서 쇄락해 가는 토마토는 왠지 모를 폐허의 아름다움을 풍기고.



마치 한여름 뜨거운 열기 속에 영글었을 푸릇함을 뒤늦게 간직한 풋토마토는 그 나름대로 자연스레 익어갈 것이다.




무슈 필립은 점점 말라가는 줄기의 토마토를 수줍게 떼어낸다. 그의 수줍음은 뜨거운 여름 속에서 풍요롭게 화했을 아름다운 토마토 밭을 상상케 한다. 이내 한 입 베어 물고서 잇자국이 드러난 토마토를 그대로 건넨다. 그 맛은 방향감각을 놓아버린 이번 여행의 어떤 공감각적 심상으로 오래도록 기억을 맴돌 것이다.



양의 귀와 닮았다는 허브, 램스 이어 Lamb's Ear.


345A7852-12.jpg
345A7848-9.jpg
IMG_6958-22.jpg
345A7850-11.jpg


그 자리에 마냥 놓인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어디에서건 행복한 마음으로 랑데부하는 귀여운 네 발.



매직아워에 기다란 그림자를 땅끝으로 드리우며 이 세계의 빛나는 시간을 저 편으로 인도하는 정령들.





땅에 너부러진 포도 알갱이를 하나 주워 서서히 깨물어 본다. 포도의 달콤한 과즙이 혓바닥을 휘감으며 포도향이 입가에 맴돈다. 입술은 옅은 보라색으로 약간 물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