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정원의 겨울
눈 내리던 어느 날.
열대지방의 고양이 '시암 캣' 꼬망은 폭신한 이불 아래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한옥에 살면서 하늘과 가까워졌다. 화장실과 별채 위로 드리운 옥상과 이웃집의 지붕 위로 소복이 쌓여가는 눈을 올려다보며 다시 한 번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제법 굵어진 눈송이가 옥상 정원 위로 샅샅이 내려앉아 하얀 눈꽃을 피워낸다.
옥상정원과 마주한 능소화와 커다란 상록수 또한 겨울을 맞이했다. 우리의 크리스마스 트리.
골목길엔 눈이 쌓이진 않았다. 커다란 눈송이도 점점 빗방울로 녹아 눈과 비가 섞인 채 땅을 적시기 시작한다.
눈발이 서서히 희미해져 가며 인왕산의 실루엣이 제법 선명하게 드러난다. 눈 쌓인 옥상 위의 풍경은 퍽 고즈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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