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디 View

이 순간들을 지나, 송희란의 음악 Part 1

너에게로 가고있어, 기다리는 동안 이 음악을 들어줘 (1)

by Dike

"요즘 뮤지션들은 자주 오나요?"

"오시던 분들은 늘 오죠. 얼마 전에 희란이도 왔었고..."


밤이 길어지면서 이미 어둠이 하늘을 삼킨 어느 날 저녁. 인디 뮤지션들의 아지트로 알려져 있는 한 카페에서 오늘 만나기로 한 사람의 이름이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오랫동안 이곳의 단골이었을 것 같은 남자와 카페의 사장님은 친구처럼 대화를 나눴다. 그 짧은 대화에서 이곳이 단순히 식사와 음료를 파는 가게가 아니라 어떤 인간관계가 공존하는 재밌는 장소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 사장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며 들어왔다.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여덟 번째 주인공인 송희란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송희란 :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 송희란입니다.


Q. 지난 8월의 <이 순간들을 지나> 이후에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송희란 : 원래는 11월에도 앨범을 계획했었다가 회사 계약 건이 몇 개 있어서 미팅을 했었고 고민 끝에 좀 더 혼자 해보기로 결정해서 그동안 시간이 좀 지났어요. 지금은 1월에 앨범을 계획 중이라 작업 중이에요.


Q. 인디 View의 고정 질문입니다. 성장과정이 궁금해요. 본인의 일생을 짧게 얘기해 준다면.


A. 송희란 : 저는 자신의 개인의 삶과 음악의 삶이 뗄 수 없는 삶이었던 것 같아요. 이상하게 음악을 한 시간만 기억이 나고 그 시간만 존재하는 기분이에요. 음악 하는 것 외의 일들이 음악을 하는데 적용이 되더라고요. 학창 시절이나 미대를 다니던 시절이 곡을 쓰거나 노래를 할 때의 감정표현에 묻어 나와서 레슨을 하거나 디렉을 볼 때도 평소의 삶이 묻어 나온다는 부분을 얘기해주는 편이에요.


음악을 시작한 건 21살 여름부터에요. 그 전에는 미술을 전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전공을 확 바꿔버린 경우였어요. 다니고 있던 학교를 그냥 안 나가기 시작하고 바로 음악을 시작해버렸어요. 어떤 수업은 점수가 좋은 상태라서 교수님이 왜 수업을 안 나오는지 연락이 온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전공을 바꾸게 되었다고 얘기하니까 저의 결정을 응원한다고 말씀해 주신 일도 있어요. 그렇게 음악을 시작해서 23살에 동아방송대에 입학했어요. 입학을 할 때 즈음에 작곡가 한 분을 알게 되었어요. 그분이 강화성 오빠였어요. 제 목소리를 좋게 봐주셔서 같이 뭔가를 해보자고 하셔서 그분 밑에 있게 되었죠. 그 시기에 OST 작업을 하고 26살에 회사를 들어가게 되었죠. 계약을 하고 음반 작업을 하다 보니 스스로 원하는 음악이 뭔지 잘 몰랐다가 경험이 쌓이면서 하고 싶은 게 생겼어요. 제가 만든 음악들을 내놓기 전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고 독립을 하면서 2015년부터 혼자 앨범을 내기 시작했어요.


Dike : 강화성 님이면 지금 정말 유명한 작곡가잖아요.


송희란 : 맞아요. 화성 오빠의 집안 자체가 음악을 잘하는 집안이에요. 가족들이 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그분도 워낙 잘하시는 분이어서 제가 음악을 막 시작했을 때 그 주변의 친구 분들도 잘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제가 그 옆에서 그런 걸 많이 보고 하면서 눈이 높아졌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에 보고 배웠던 게 공부가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Dike : 갑자기 전공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갑자기 그랬어야 했을 만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송희란 : 제가 원래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친구들이나 어른들 앞에서 노래하는 걸 많이 했었고 신나 했었어요. 그러다가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3 때 고민을 하던 중에 집안에 사정이 생겨서 그런 부분들을 감안해서 결정을 해야 하게 되었어요. 제가 너무 늦게 진로를 결정해서 재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좀 더 가능성이 높은 게 미술이라고 생각해서 미대를 진학하게 되었어요. 원래부터 그림은 곧잘 그렸거든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음악을 나중에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연했어요.


고등학교 때 아이엠낫의 드러머 김준호 오빠와 같은 기독교 동아리여서 친하게 지내고 있었어요. 오빠는 이미 드럼을 치고 있었고 저는 고민을 하고 있던 때였어요. 제가 다니고 있던 학교와 오빠의 학교가 같이 찬양집회를 한 적이 있는데(연합동아리) 그때 제가 특송을 했어요. 그 이후에 오빠가 하고 있던 앨범에 코러스를 녹음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거기서 제 목소리가 튀었나 보더라고요. 그 자리에 있던 다른 프로듀서 오빠가 노래를 한 곡 같이 녹음하자고 해주셨고 그렇게 녹음하게 된 곡을 준호오빠를 포함해서 다른 프로듀서 분들이 다 듣게 되었고 저에게 제대로 음악을 해보라고 푸시를 해주었고 그 말에 괜히 자신감이 붙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부모님께서도 반년 정도만 지원을 해주시고 이후엔 제가 일을 해서 레슨비를 벌어 공부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해서 동아방송대에 합격을 하고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Dike : 학교생활은 어땠나요?


송희란 : 제가 07학번인데 동기들끼리 엄청 친하고 잘해나가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솔지(EXID), 옥상달빛 등이 동기예요. 선후배들도 사이가 좋고 필드에서 다들 잘해주고 계셔서 학교를 떠난 뒤에도 힘이 되는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도 사이가 좋아서 너무 놀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Q. 이제 음악에 관한 이야기들을 해볼게요. <이해할 수 없는>으로 정식 데뷔하기 전에 이미 여러 곡의 OST로 활동했잖아요. 신인 치고는 꽤 힘을 받으면서 시작을 한 것 같아요. 노영심, 정재일, 강화성, 조규찬 님 같은 어마어마한 분들과 같이 작업을 했는데.


A. 송희란 : 원래 처음에 녹음한 곡은 ‘빅뱅(방승철)’의 <Crazy For You>라는 곡이었어요. 이 곡이 불량커플 OST보다 늦게 나온 거예요. 승철 오빠가 제가 화성이 오빠 밑에 있을 때 가이드 데모를 들으시고 만들어 놓은 곡 중에 하나를 제가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때 화성이 오빠와 승철 오빠 두 분 다 조규찬 선생님과 친하셔서 디렉을 봐달라고 부탁을 하셨죠. 이 곡이 제가 제일 처음 녹음했던 곡이고 디렉팅을 배운 곡이기도 해요. 밤 12시에 시작해서 아침 7시에 녹음이 끝났어요. 녹음실에서 나오지도 않고 톤이 변할까 봐 중간에 야식을 시켜도 먹지도 않았어요. 신경을 많이 쓴 녹음이었어요.(웃음)


그 외에도 가이드를 몇 개 했었는데 그 가이드를 들은 회사에서 저에게 OST를 하나 맡기셨어요. 그게 노영심 선배님과 정재일 선배님이 만드신 곡이었어요. 그때는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서 녹음을 잘하면 타이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녹음이 끝나면서 느낌이 나왔나 보더라고요. 타이틀이라고 막 좋아하셨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ioavrijszkc

송희란의 데뷔곡 불량커플 OST <달콤한 당신>


드라마에서 제 노래가 나오는데 그걸 부모님과 같이 봤었어요. 그런데 저는 ‘음...’ 이러고 방에 들어갔어요. 부모님이 저에게 이상하다고 하셨죠.(웃음) 보통 자기 노래가 TV에 나오면 신나야 하지 않냐고 하셨는데 의외로 저는 무덤덤했어요. 길을 가다가 제 목소리가 나와도 생각보다 무던했어요. 그때는 온전히 내 노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그랬던 것 같고 나중에 싱글이 나왔을 때도 좋은 마음보다는 잘하지 못했던 스트레스가 더 컸거든요. 홀로 독립해서 <기다리는 동안>이 나왔을 때가 이제야 데뷔한 느낌이었어요. 기분이 완전 달랐어요. 그때는 울컥했죠. 이제 혼자 작업하면서부터는 믹스만 완성돼서 와도 울어요.(웃음)


Q. <이해할 수 없는>으로 데뷔했을 때 작곡가 방시혁 님이 트위터에 송희란 님을 언급하면서 화제가 되었다는 기사가 아직도 뜨더라고요. 그때 당시에 기분이 어땠나요?


A. 송희란 : 좀 놀랐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분을 그때는 잘 몰랐어요. ‘위대한 탄생’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 중이었을 때인데 그분이 제 노래를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으셨다고 하더라고요. 방시혁 작곡가 님과 함께 일하던 저랑 친한 기타 오빠를 통해서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연락이 오고 녹음을 하게 되었는데 좀 떨렸었어요. 처음엔 얼떨떨하기도 하고. 녹음하는 날이 또 굉장히 아팠던 날이었어요. 이현 선배님의 곡에 피처링을 하게 되었는데 위장염이 심하게 걸려서 녹음 끝나자마자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그때는 너무 힘들었어요.(웃음)


https://www.youtube.com/watch?v=s8wlJ4Nhbkc

정식 데뷔곡인 송희란의 <이해할 수 없는>


Q. 2년 정도를 쉬고 나올 때마다 크게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OST로만 활동을 하다가 2년 뒤인 2010년에 <이해할 수 없는>으로 데뷔를 했어요. 그렇게 쭉 활동을 이어가다가 2013년부터 다시 2년을 쉬고 2015년에 싱어송라이터로 돌아왔고요. 그리고 이때마다 음악적으로도 그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다른 모습들이 하나씩 추가된 것 같아요. 이 시기마다 무언가 큰 변화들이 있었을까요?


A. 송희란 : 그동안 인터뷰를 몇 번 해봤는데 처음 짚으신 부분이라 재밌는 거 같아요. 너무 감사하네요.(웃음)

OST 활동 때까지는 회사가 없어서 알아보던 중이었고 공부만 하던 시기였어요. 그러다가 회사를 들어가게 되어서 2010년에 <이해할 수 없는>이 나왔어요. 그때는 가사는 직접 썼지만 그 외에는 하라는 대로만 하던 시기였어요. 그리고 급하게 앨범을 냈어요. 데뷔 앨범인데 너무 준비 없이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던 시기였어요. 그래도 그 덕분에 어떤 곡을 해야 하는지 알았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 3년 정도 활동을 하고 나오게 되었어요. 원래 4년 계약이어서 도의적으로 원래 기간인 4년까지를, 1년은 아무것도 내지 않고 준비를 하다 보니 1년을 더 쉬게 된 거죠.



쉬는 도중에 곡 작업을 몇 개 해둔 게 있었는데 빌리어코스티 선배님이나 주변 선배님들이 ‘이제 그만 쉬고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를 하셨어요. 그래서 그전에 써둔 곡을 내보라고 하셔서 그 곡들을 내게 되었어요. 빌리어코스티 선배님이 예전에 저의 세션으로 같이 공연했던 곡들이 있었는데 그게 <너에게로 가고있어>, <기다리는 동안> 같은 곡들이에요. 23살에 써두었던 곡들이에요. 이 곡들을 작업하고 나서야 드디어 온전히 하고 싶었던 내 것을 하게 된 거였어요. 그래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세션들도 다 지인들로 섭외를 했었고 그 지인들이 각자 자기 음악을 하고 있는 엄청난 사람들이 도와주신 거라서 그렇게 많이 배웠어요. 그 이후에 힘들 받아서 쭉 활동하고 있어요. 그 쉬었던 2년 동안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Q. 컨텐츠큐브(전 홍양미디어) 소속으로 활동했던 2013년까지의 앨범을 보면 발라드와 모던 락 위주로 활동을 했어요. 이때의 앨범들에도 재밌는 곡들이 많은 것 같아요. <스마일>이나 <I wanna be loved> 같은 곡들은 정식 데뷔 전의 <파스텔 미소>, <Dream>의 연장선일까요?


A. 송희란 : 아니에요. OST 곡들은 온전히 작곡하신 분들의 보컬 세션으로 참여한 느낌이었고 제 앨범을 할 때는 <I waana be loved>는 제가 준호오빠에게 부탁을 해서 곡을 받아 작업한 거였어요. <스마일>도 화성 오빠와 같이 작업을 했어요. 두 곡 모두 가사는 제가 썼고요. 두 곡이 다른 곡들과 차이가 있다면 회사에 있으면서 제가 유일하게 직접 좋다고 해서 했던 하고 싶은 곡들이었어요.


그런데 저에 대해 많이 알고 오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웃음)


Dike : 뿌듯하네요.(웃음)


https://www.youtube.com/watch?v=JTFo-T3twJI

문제의 그 곡 <뻔한 거짓말> 가끔 이런 걸 들어보는 것도 재미가...;;


Q. <Onething> 앨범의 곡들은 지금 들어보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장 흥미롭거나 혹은 혼란스러울 수 있는 앨범일 것 같아요. 특히 <뻔한 거짓말>은 사실 거의 댄스곡이나 다름없는 팝이잖아요.


A. 송희란 : 노래도 그렇게 불렀어요.(웃음) 당시의 PD님이 디렉을 주셨을 때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어요. 노래를 질러 불렀어요. 그런데 컴프레서를 엄청 걸어서 너무 팝이 되었더라고요. 원래는 시원하게 지르기도 했었는데 믹스가 끝나니까 댄스 팝이 되어 있었어요. 그때도 제가 그 얘기를 했었는데 PD님이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셨어요. 그 앨범이 회사에서의 마지막 앨범이었고 대표님이 PD님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 보는 것도 경험이 되니까 해보고 정말 안 맞는지 그다음에 얘기해보자고 하셨기 때문에 이견 없이 따라갔어요. 그렇게 <Onething> 앨범은 PD님의 주문대로 따라간 앨범이었고 유일하게 혼자 작곡, 작사, 편곡을 다 했던 <너였어>라는 곡을 같이 수록한 게 위안이었죠. 재밌는 건 <뻔한 거짓말>을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세요. 저는 곡을 쓰는 이유가 제가 듣고 싶은 곡을 쓰기 위해서 곡을 써요. 그래서 제 노래를 스스로 많이 듣는 편인데 그래서 이 앨범에서는 <너였어>를 가장 많이 듣는 것 같아요.


Dike : 가장 취향에 맞는 곡이겠군요.


송희란 : 네. 마침 <너였어>가 나오고 있네요.(웃음)


https://www.youtube.com/watch?v=My-IKA-uqPY

인터뷰 도중 카페에 흘러나온 송희란의 <너였어> Live @아르몽





송희란의 음악 Part 2는 12월 27일 목요일 정오 12시에 업로드됩니다.

너에게로 가고있어, 기다리는 동안 이 음악을 들어줘 (2)


송희란을 만날 수 있는 곳

송희란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Song-Heeran-%EC%86%A1%ED%9D%AC%EB%9E%80-1463356897298675/
송희란 Youtube : https://www.youtube.com/channel/UCap-xHaou5LGLFg_7-Np7BQ?fbclid=IwAR31uAYdVNeGhoOvDXz3iFTzcd7rGSZhs67qUQnzxqLRJ7pedU5EXqapZVY

송희란 Insta : https://www.instagram.com/singersongheeran/



인디 아티스트 인터뷰 매거진 <인디 View>

인디View x 메리애플의 인디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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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 : sanghoonoh_d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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