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높은 곳에 오르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의자 딛고 책상 딛고 옷장 딛고 올라가
엄마, 이것 할 수 있어요?
푸드득 날아내린다.
이제 그만 좀 해라, 이불 치우자
아이는 지치지도 않고
한 마리 새가 되어 날기 연습을 하고
육중한 인간의 무게로 인상 쓰던 엄마는
그래, 잘한다
제풀에 지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매일 밤 아이는 이불을 걷어차며
어느 바다를 헤엄치고 돌아오는지
덮어 주어도 그때뿐
한 마리 물고기가 되어 파닥거린다.
아직 인간의 무게조차 느껴지지 않는
저 천연의 어린 것들에게
어른들은 늘 인간의 무게를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