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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구 한 장 / 한수남

by 한수남


처음에 나는 이 집 할아버지 거.

팍팍 삶아 보얗게 말려주기도 하더니


그다음은 할머니 차지.

여름에는 노상 나 하나만 걸치고

숭숭 구멍이 뚫려도 시원하다며 깁지도 않고

쭈그렁 가슴이 알른알른 다 비치도록 입으시더니


이제는 이 집 걸레.

할머니 혼자 남은 시골집


대청마루도 닦고

흘린 반찬도 닦고

급하면 할머니 입가에 김칫국물도 닦으며 살지


비틀리고 쥐어짜져도

허허, 웃으며 자알 살지.


시골집(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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