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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이력을 좀 보여주게
떠도는 데는 이골이 났구먼
한 곳을 떠나올 때 그 복잡한 심사
한마디로 말하기 힘들지, 그럼
그렇고말고, 몇 년 세월을 단 한 줄로 기록하면서
만가지 생각이 스치겠지만
그 한 줄 한 줄이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네
좋았던 기억도 잊고 싶은 기억도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 가겠지
이력(履歷)과 이력(履歷) 사이
적히지 않은 행간에 나는 자꾸 눈이 간다네
다시 보니 어허,
우리 이력(履歷)이 꽤 많이 닮아있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