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항을 아시나요
새벽에 나갔던 멸치 배가 정오쯤 돌아오면
그물에 걸린 멸치를 오달지게 털어대던 곳
저 멀리 수평선은 반짝이고요
은빛 멸치들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가
착하게 몸을 누이며 쌓여 가며는
눈이 부신 채로
눈이 부신 채로
나 세상의 그물코에 덜컥 걸리고 싶었지요
오랜 방황을 끝내고 당신 앞에 돌아가
반짝반짝 춤을 추고도 싶었지요
미조항을 아시나요
산 것들의 싱싱한 비린내와 함께
잘 삭은 젓갈 냄새가 진하게 배어있는 항구
눈부신 봄날
저와 함께 미조항에 가보지 않으렵니까
남해 미조항